임지윤 작가 에세이

  • 등록 2024.11.06 09: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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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왁’ 들어보셨나요? - 인도네시아 커피


“세계에서 섬이 가장 많은 나라가 어디일까요?”

“세계에서 한동안 비싸게 판매되었던 커피는 어떤 커피일까요?”

 

서로 연관관계가 없을 듯 들리는, 이 엉뚱한 질문에 당황스러움이 가득 담긴 12개의 눈동자가 나를 조용히 바라본다. 

잠시간의 정적, 나는 미소 가득한 얼굴로 의문에 답해본다. 

“인도네시아예요. 인도네시아의 섬 중 어느 섬에서 커피 재배가 많이 되고 있을까요?”

수강생들과 오늘은, 인도네시아 커피에 대한 이야기로 화두를 던지며 수업을 시작해 보려 한다.

‘커피와 섬, 비싼 커피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당황스러움, 의아함이 담긴 눈으로 나를 멀뚱멀뚱 바라보는 수강생들.

그들의 의아한 눈을 바라보며 인도네시아 커피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도네시아 커피

 

 

인도네시아는 아라비카 품종과 로부스타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 나라로 수마트라섬과 자바섬에 커피 재배가 집중되어 있다.

많이 알려진 인도네시아 커피는 수마트라섬에서 재배되는 만델링, 자바섬의 블루 자바(Blue Java)이다.

만델링은 수마트라섬의 고지대에 있는 토바 호수 근처 린통(Linthongr)과 시디카랑(Sidikalang)에서 재배되는 커피들의 상표로 생두의 독특한 푸른빛이 특징인데 이는 토양에 철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서식하고 있는 루왁(사향고양이)이 커피 열매를 먹으면 껍질과 과육은 소화가 되고 파치먼트(Parchment)라 불리는 내과피는 배설되는데 이것을 수집한 후 가공처리를 해 만든 것이 바로 루왁 커피(Luwak Coffee)이다. 향미의 독특함과 희귀한 특성, 생산량이 아주 적어 세계적으로 고가에 거래가 되었던 커피 중 하나이다.

루왁 커피는 다른 커피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산미, 아주 약한 쓴맛을 갖고 있다. 이러한 향미의 특징을 갖게 된 이유는 루왁의 소화기관에 커피 열매가 머물면서 분비되는 효소들이 파치먼트 안에 있는 생두 안으로 침투되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아라비카 품종의 재배는 자바섬 동쪽의 이젠(Ijen) 고원에서도 되고 있으며 블루 자바라는 상표로 판매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커피는 보통 강한 바디감이 특징이지만, 생산되는 지역과 가공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만델링 커피는 일반적으로 약한 신맛과 초콜릿, 향신료, 긴 여운으로 표현되고, 자바 커피는 견과류의 고소함과 중간 강도 정도의 산미, 균형이 있는 커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도네시아 커피의 등급은 결점두의 수에 따라 G1~G6까지 등급을 나누어 결점두의 수가 적으면 G1, 가장 많은 건 G6로 분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조용히 인도네시아 만델링 커피를 브루잉 한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의 커피를 차분하게 내리며 인도네시아의 화산 토양에서 자란 커피 열매의 향미가 고스란히 물줄기에 녹아 흘러내려가는 것을 바라본다.

 

인도네시아 만델링 원두가루를 적시고 내려가 서버에 담기는 검은 커피가 인도네시아의 칼데라 호수의 찰랑임으로 느껴지길 바라며 수강생들을 한 번 바라본다. 그리고, 눈을 감고 한 모금 머금으면 입안에서 수마트라 섬의 떼루아가 커피의 향미를 통해 전해지길 바라며 건넨다.

 

▶ 한때 가장 비싼 커피가 루왁커피라고 알려져 있었으나 지금은 향미가 뛰어난 품종과 재배 방식, 가공방식의 발달로 루왁커피보다 비싼 생두들이 있다. 특히, 바리스타 세계 챔피언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생두는 재배에서 가공까지 특별하게 관리가 되는 경우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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