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지 작가 에세이

  • 등록 2024.12.03 18: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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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방향


이제 곧 12월. 한 해가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차가워진 날씨에 외투를 겹쳐 입게 되지만 가을 낙엽은 이제야 떨어져 거리를 가득 채운다. 빨갛고 노란 낙엽이 펼쳐진 길을 걷다,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어디로 가야 할까.’

 

늘 오가던 익숙한 길이 낯설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길의 방향을 알 수 없어 멈춰 서기보다, 마음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게 되는 날이다.

 

멈추어선 자리에서 잠시 생각하게 된다. “한 걸음 다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고 말이다.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했다. 우리는 늘 새로운 결정을 내리며, 그 결정들은 켜켜이 쌓여 우리의 삶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때때로 우리는 그 선택의 무게가 버거워 그만 멈추고 싶어지기도 한다.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면 조금은 덜 후회되는 선택도 있지만, 가끔은 다른 이의 의견이 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 타인의 시선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되어 인생이 자기 것인지도 잊은 채 말이다.

 

어떠한 선택으로 불편함이 클 때, 한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까? 정말 이 선택이 내가 원했던 것이었는지 말이다. 타인에 의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면, 앞으로는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선택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선택 전에 조언을 들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꼭 정답은 아니니 말이다.

 

우리는 늘 두려움과 함께 살아간다. 알 수 없는 미래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불안으로 이어지고, 마음속에 자리한 불안은 나아가기보다 멈추기를 선택하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잘 살아 내는 것도 힘든데, 오지 않은 미래와 실패를 걱정하며 순간의 삶을 놓친다. 한 번 생각해 보자. 무엇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지 말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금 이 순간에는 나를 만족하게 하는 작은 즐거움들이 숨어있다.

 

우리는 삶에서 각자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직장인, 부모, 친구, 학생 등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맞춰 각자의 역할을 하느라 자신을 놓치고 살아간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는 삶의 길 위에서 나아가기 위해,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와 가족, 응원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는 삶에서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다. 내 옆을 함께하는 이가 있다면 감사의 마음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무엇인가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시간과 스스로를 향한 믿음이 필요하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과정을 즐길 수도, 버틸 수도 있어야 한다. 실패로 넘어지더라도 멈추기보다 그것을 성장을 위한 허들이라 여기고 더 나아갔으면 한다.

 

낙엽 가득한 길을 걸으며 멈춰 섰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하는 막연한 물음에서 시작된 질문의 무게 때문이었을 것이다. 성장하기보다 물러나기 바빴던 한 해였는지, 앞만 보고 달리느라 헛헛함이 밀려오는지, 아니면 너무나 만족스러워 스스로가 기특한 시간이었는지 말이다.

 

아마도 나는, 발걸음이 무거워 잠시 멈춰 선 걸 보면, 여러 가지로 마음에 썩 들지 않았던 한 해였을 듯하다.

하지만, 너무 탓하지 않기로 했다.

멈춰 서있기보다, 또 한걸음 나아가면 되니 말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한 발 내딛는 걸음이 어떠한 계절인가.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 김윤아 going home -

 


 

 

유은지 작가는

10년이상 개인의 커리어와 마음의 성장을돕는 상담사로 일하며,결국 글쓰기가 삶의 열쇠임을 알게된 뒤로 글을 쓰고있습니다. 자기다움을 추구하며 삶을 소소한 일상을 공유합니다.

 

[저서] 마음에 길을 묻다. 치유글약방. 성장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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