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조 교사, ‘보헤미안 교사’에서 ‘초교조 위원장’으로!

  • 등록 2025.11.07 18: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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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교사' 강석조 교사 인터뷰

[대한민국교육신문]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습니다”
‘보헤미안 교사’ 강석조, 인터뷰


교사의 권리, 교실의 평온, 그리고 동료의 연대를 위해 나선 한 현장 교사의 진심

인천 운서초등학교에서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강석조 교사는 교육 현장에서 ‘보헤미안 교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초등교사노동조합 제4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며 담담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출마의 뜻을 밝혔다.

 


Q. 보헤미안 교사’라는 이름, 어떤 의미인가요?

A. “여행을 사랑한 교사, ‘보헤미안’이라는 이름의 시작”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유럽과 미국을 연속으로 여행했습니다. 친구들이 ‘집시 같다’, ‘보헤미안 같다’며 붙여준 별명이 있었어요. 이후 교직에 임용되어 인디스쿨에 가입하면서 첫 닉네임을 ‘보헤미안 교사’로 지었습니다.”

그의 닉네임처럼 강석조 교사는 자유롭고도 따뜻한 시선을 가진 현장 교사다. 하지만 그 자유와 열정은 오랜 세월 학교 현장의 무게를 직접 버텨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 Q. 위원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민원과 폭언 속에서도 교사의 마음을 잃지 않겠다”

그가 위원장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교실에서 직접 겪은 아픔이었다.

 

“저는 현장교사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수많은 민원, 그리고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적도 있습니다.
올해 초에도 학생에게 욕설과 폭행 시도를 당했고,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권침해로 인정받았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교사들이 겪는 슬픔과 분노를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서 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습니다.”

 

2년간 현장에서 외쳤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현실, 그는 그 한계를 직접 느꼈다고 말했다. “말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이제는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 Q. 교직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을 꼽는다면요?

A. “교사들의 연대가 만들어낸 기적, 그리고 눈물의 1인 시위”

강 교사는 2023년 9월 2일, 50만 교원이 한목소리로 모였던 역사적인 총궐기 집회를 잊지 못한다.

 

“당시 홍보와 준비를 맡았고, 그날 30만명의 동료교사들이 함께 외쳤습니다. 역사상 단일 직업군이 가장 많이 모인 자리였어요. 그 현장에서 저는 ‘기적’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기적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2024년 2월, 눈과 비가 섞여 내리던 날, 그는 서이초 교사 순직심의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2주 뒤 순직이 공식 인정되자 그는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잠시 말을 멈췄다. “그날의 눈물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 Q. 요즘 교사들이 가장 시급하게 느끼는 문제는 무엇이라 보시나요?

A. “교실 안 중립, 교실 밖 자유”

그는 초등교사들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꼽았다.

 

“교사는 종교의 자유를 가지지만, 학교 내에서 종교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정치적 중립도 이와 같습니다. 가르치는 일은 직무이지, 신분이 아닙니다. 교사에게도 헌법상 기본권, 즉 정치기본권이 필요합니다. 정치기본권으로 우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 Q. 당선된다면, 어떤 위원장이 되고 싶으신가요?

A. “좋은 위원장은, 조합원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

“조합원 선생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좋은 위원장입니다.”


■ Q. 힘든 순간마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A. “교사로서의 평온함을 찾는 법”

“최근 ‘안온하다’라는 단어를 배웠습니다. 편안하고 평화롭다는 뜻이에요. 학교 안에서 힘든 일이 생기면 끝나고 나서 맛있는 걸 먹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러닝을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짐을 덜어내죠. 웃음과 즐거움을 채우며 스스로를 회복합니다.”


■ Q.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의 한마디는요?

다양한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한마디를 묻자, 그는 잠시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희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해요.”

 

이 한마디가 모든 피로를 잊게 해주었다고 했다.


■ Q. 마지막으로, 자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A. “아이들을 좋아해 선생님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아이들을 좋아해 선생님이 됐습니다. 학교현장, 공교육, 동료선생님, 그리고 제 자신을 지키고 싶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평온하세요. 행복하세요.”

강석조 교사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조용한 실천으로 자신을 증명해온 교사였다. 교사라는 직업의 무게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동료 교사들의 상처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전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저희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해요"라는 제자의 말처럼, 강석조 교사는 단지 후보가 아닌, 많은 교사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 그는 '교사의 자리'를 넘어 '교사를 위한 자리'에 도전한다.
그 발걸음이 교실 안팎의 작은 기적을 다시 만들어내길 기대해본다.

 

[대한민국교육신문 나윤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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