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미국계 기업과 교육 현장을 오가며 영어를 ‘실무 언어’이자 ‘소통의 언어’로 다뤄온 이강옥 원장님의 영어 교육의 본질은 점수나 스펙이 아닌 사고력과 태도에 있다고 말한다. 통역·번역 실무부터 에세이 교육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아온 그에게 영어 교육과 언어의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통역·번역에서 교육까지, 25년의 현장 경험”
Q1. 25년 동안 영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일을 해오셨습니다. 본인의 경력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
A. 제 경력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어를 통해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그리고 생각과 생각을 연결해 왔습니다. 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며 한·미 간 미팅 통역과 문서 번역을 담당했을 때는,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역할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업무 방식, 사고 구조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이후 영어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영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더 넓은 세계를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통역·번역과 교육은 겉으로 보면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책임 있게 전달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영어가 아닌, 현장에서 통하는 영어”
Q2. 기업 통역 경험이 영어 교육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A.기업 통역 경험은 제 영어 교육 철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장에서의 영어는 시험 영어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문법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고,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며, 핵심을 놓치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학생들에게도 영어를 ‘정답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의미를 파악하고 생각을 전달하는 도구’로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특히 에세이 지도 시에는 화려한 표현보다는 논리 구조, 주장과 근거의 연결, 독자를 고려한 글쓰기를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접근 방식이 학생들의 에세이 대회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듣는 영어가 아닌, 사용하는 영어”
Q3.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영어 수업은 어떤 모습인가요?
A.이상적인 영어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말하는 시간이 최소화되고,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사용’하는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업 중에 정답을 바로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습니다. 영어 원서를 읽을 때도 줄거리 확인에 그치지 않고, “이 인물의 선택에 동의하는가”, “이 상황이 오늘날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도록 지도했습니다. 영어는 생각이 있을 때 가장 잘 늘고, 생각이 없으면 아무리 문법을 외워도 한계가 분명합니다.
“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영어 교육을 말하다”
Q4. 요즘 영어 교육 환경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A.현재 영어 교육은 효율성과 속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단기간 점수 상승이나 입시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영어를 싫어하게 되거나 스스로 말하기를 두려워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손해입니다. 영어는 평생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특히 국제 협력, 연구, 정책, 인권과 같은 분야에서는 단순한 회화 능력보다 정확한 이해력과 신중한 표현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앞으로의 영어 교육이 시험 중심에서 점차 사고력과 소통 능력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소리를 세상으로 전달하는 언어의 역할”
Q5. 앞으로 영어를 통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신가요?
A. 이제는 제가 쌓아온 영어 전문성을 개인의 성취를 넘어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활용하고 싶습니다. 통역·번역과 교육 현장에서 익힌 언어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이나 공공 정책, 특히 인권과 관련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영어는 목소리가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넓은 세계로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앞으로도 영어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 왜곡되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돕는 ‘언어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고 싶습니다.
이강옥 원장님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영어는 단순한 기술이나 경쟁 수단이 아니라, 사고를 확장하고 사람을 잇는 책임 있는 도구라는 점이다. 25년간 기업 현장과 교육 현장을 넘나들며 언어의 무게와 가능성을 동시에 경험해 온 그는, 여전히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기 이전에 ‘함께 배우는 사람’으로 자신을 규정한다. 점수와 스펙을 넘어, 정확한 이해와 성숙한 소통이 요구되는 시대. 그의 영어 교육과 언어에 대한 철학은 오늘날 우리가 왜 영어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민국교육신문 김범동 기자 kbd@kedupres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