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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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교사에서 교장으로 돌아온 이준호, 평내고 ‘도전과 창조’의 새로운 장을 열다

학생은 학생답게, 학교는 학교답게, 교육은 교육답게”
남양주의 도농복합 특성과 다산의 실학정신을 자율형 공립고 2.0 교육과정에 담아
독서·AI·지역 연계 교육으로 ‘글로컬 융합형 인재’ 키운다

학교의 첫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 다시 그 학교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평내고등학교 개교 당시 부임 교사로 학생들을 만났던 이준호 교장은 여러 교육 현장을 거쳐 교장으로 학교에 돌아왔다. 그에게 이번 복귀는 단순히 익숙한 학교로 되돌아온 일이 아니다.

개교 당시 동료 교사들과 함께 품었던 학교의 가능성을 오늘의 교육환경에 맞게 다시 설계하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학교로 완성해야 한다는 ‘책임의 귀환’에 가깝다.

 

이 교장이 학교 경영의 중심에 놓은 말은 분명하다.

 

“학생은 학생답게, 학교는 학교답게, 교육은 교육답게 하자는 것입니다.”

 

거창한 구호를 내세우기보다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뜻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존중하고, 스스로 배우고 탐색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 이 교장은 그것이 자율형 공립고 2.0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며, 평내고가 현장에서 구현해야 할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도전·창조’의 교훈을 일곱 가지 역량으로 구체화하다


평내고의 교훈은 ‘도전·창조’다. 이준호 교장은 이 말이 교문이나 교지에만 머무는 문구가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과 생활 속에서 실천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PH.7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PH.7은 인성, 예술, 디지털, 인문융합, 과학탐구, 글로벌, 진로설계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일곱 가지 역량을 의미한다.

 

입시를 위한 지식 전달에 머물지 않고 학생들이 각자의 잠재력을 발견해 균형 있게 성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래교육은 정해진 답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색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 교장의 생각이다.

 

이 같은 교육철학은 평내고가 자리한 남양주의 지역적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남양주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역동적인 도농복합도시이면서 다산 정약용의 실학정신이라는 소중한 인문학적 자산을 품은 지역이다.

이 교장은 특히 다산의 ‘실사구시’ 정신에 주목한다. 현실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피고, 배운 지식을 삶에서 실천하는 태도야말로 미래교육에서도 유효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가 제시하는 평내고의 인재상은 ‘PH.7 역량을 갖춘 글로컬(Glocal) 융합형 인재’다. 디지털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하면서도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까지 고민할 줄 아는 사람을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질문의 답은 늘 현장에 있다”


 

이준호 교장은 교육정책과 프로그램의 출발점도 학생이 생활하는 현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질문의 답은 늘 현장에 있습니다. 평내고의 모든 교육활동은 자율형 공립고 2.0의 방향과 현장 맞춤형 지원이라는 두 축에 맞춰져 있습니다.”

 

평내고는 남양주시와 긴밀한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TUDY-ON 프로그램’이다. 학생이 스스로 학습하는 힘을 기르고, 교사 멘토가 학습 과정에 함께 참여해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높이는 평내고만의 학업 성장 모델이다. 성적 결과만 관리하기보다 학생이 자신의 학습 상태를 이해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제교류 교육도 교과서 속 지식에 머물지 않는다. 국제교육기관과 경기도교육청, 남양주시청, 지역 학교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글로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STEAM 기반 창의융합 프로젝트에는 AI와 메이커 교육을 접목했다. 학생들이 과학·기술·예술·인문 분야를 넘나들며 실제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협업 능력과 창의성을 기르도록 하는 교육이다.

 

이 교장은 이러한 프로그램이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늘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학교와 지자체, 대학, 기업이 협력해 지역의 교육력을 높이고, 그 성과를 다시 공교육 현장에 확산하는 것이 자율형 공립고 2.0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다산의 ‘초서’와 AI가 한 교실에서 만나다


 

평내고의 미래교육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인문학과 에듀테크를 대립적인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준호 교장은 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인문학이라는 깊은 뿌리 위에 에듀테크라는 날개를 달아주자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기술을 왜 사용해야 하는지, 그 결과가 사람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려면 깊이 읽고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평내고가 다산 정약용의 ‘초서(抄書) 독서법’을 교육에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서는 책을 읽으며 중요한 구절을 가려 뽑고, 그 위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기록하는 독서법이다. 단순히 많은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내용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자기 언어로 다시 구성하도록 한다.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학생들이 글을 빠르게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 스스로 질문하고 깊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려는 시도다.

 

이렇게 다져진 인문학적 기초 위에 AI 교육이 더해진다. 수학과 영어 등 교과 수업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의 AI 기반 교육 플랫폼인 ‘하이러닝’을 활용해 학생의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AI를 통해 자료를 찾고 분석하되, 탐구의 목적과 판단 기준은 스스로 세우도록 지도한다.

 

“에듀테크가 아무리 눈부시게 발전해도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가치를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AI를 정답을 대신 내주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만들고, 자신의 판단에 책임지는 힘을 기르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설명이다.

 

학생이 머무는 공간이 생각과 미래를 만든다


 

평내고의 변화는 수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머무는 공간이 곧 생각과 미래를 만드는 교육환경이라고 본다.

 

학교는 스터디카페를 학생들의 자율학습과 협업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하고, 도서관은 독서·토론·미디어 학습·메이커 활동이 함께 이뤄지는 복합문화형 학습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고교학점제 수업에 맞춰 학생들의 활동 방식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변형 교육환경도 만들어 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교육 인프라를 학생들만의 공간으로 한정하지 않고 지역주민과 함께 나누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학교 도서관을 지역과 연결된 미래형 배움터로 발전시켜 학교가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열린 교육공동체가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성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경험하는 것


 

이준호 교장이 말하는 인성교육은 훈계나 규칙의 나열과 거리가 멀다.

 

“훌륭한 인성은 추상적으로 가르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직접 실천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평내고는 기본생활습관과 예절, 배려와 존중을 강조하는 ‘Back to the basic’ 교육을 비롯해 학생들이 학교생활 속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문화도 같은 원칙 위에서 만들어진다. 이 교장은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방식보다 수평적이고 공감적인 리더십을 통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며 합의할 수 있는 건강한 대화의 문화를 학교 운영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학생회가 직접 학교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학부모회와 학부모 동아리 활동도 활성화하고 있다. 교직원 회의와 교육공동체 워크숍 역시 전달과 지시보다는 참여와 소통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학생·교사·학부모가 학교 운영의 주체가 될 때 학교 자치가 비로소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평내고의 성장을 남양주 교육의 성장으로


 

이준호 교장이 그리는 평내고의 미래는 분명하다. 자율형 공립고 2.0의 교육 비전을 현장에서 충실하게 구현해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평내고는 세 가지 방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지자체와 대학, 기업, 지역기관을 잇는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구축한다. 학생들이 교실 밖의 실제 세계와 연결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교육과정과 적극적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둘째, 인성과 예술적 감수성, 디지털·인문·과학 탐구 역량, 글로벌 진로 역량이 균형을 이루는 미래지향적 교육과정을 강화한다. 남양주라는 지역의 뿌리를 잊지 않으면서도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글로컬 리더를 길러내겠다는 목표다.

 

셋째, 평내고의 혁신 성과를 학교 담장 안에만 두지 않는다.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지역사회와 공유해 남양주 전체의 교육 여건과 공교육의 신뢰를 함께 높이는 ‘교육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개교 당시 부임 교사였던 이준호 교장이 교장으로 돌아와 다시 붙든 것은 새로운 제도나 화려한 성과보다 교육의 본질이다. 학생을 교육의 중심에 놓고, 교사의 전문성과 열정을 믿으며,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교의 성장을 함께 책임지는 일이다.

 

학교의 시작을 지켜본 교사에서 학교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장이 되기까지, 이 교장의 마음에는 한결같은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어떤 삶을 준비시켜 줄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평내고의 ‘도전과 창조’는 지금도 교실과 도서관, 지역사회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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