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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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삶을 이해하는 언어였다' <마음이 머무는 클래식> 저자 최영민과 함께한 클래식 인문학

감상에서 삶의 해석으로: 클래식을 비추는 새로운 인문학의 탄생
베토벤의 절망이 건넨 위로: 거장의 삶에서 나의 삶을 마주하다
정답이 아닌 '이해'를 묻다: 수백 년 전 선율이 현대인에게 남긴 묵직한 울림

'우리는 왜 지금,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 하는가?'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서 7월 매주 수요일 열린 '마음이 머무는 클래식' 강연은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대부분의 클래식 강의가 작곡가의 생애나 작품 해설, 음악 형식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이번 특강은 한 곡의 음악이 탄생하기까지 작곡가가 마주했던 삶의 순간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음악이 어떤 시대 속에서, 어떤 상실과 고독, 기쁨과 희망 속에서 쓰였는지를 음악학적 관점으로 풀어내고, 그 과정을 통해 수강생들이 자신의 삶을 새롭게 이해하도록 이끄는 클래식 인문학 프로그램이었다.

이러한 접근은 음악을 감상의 대상에서 삶을 해석하는 언어로 확장시켰다.


공공도서관에서 시작된 새로운 인문학

 

이번 프로그램은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이 지역 중장년층을 위해 마련한 인문학 특강이다.

기획을 맡은 배희주 독서문화과 사서는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삶을 성찰하는 문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랐다"며 "클래식은 정답을 알려주는 예술이 아니라 삶을 비추는 언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의도는 강의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강의를 맡은 『마음이 머무는 클래식』의 저자 최영민은 작품을 설명하기보다 먼저 음악이 태어난 이유를 이야기했다.

바흐가 왜 그런 음악을 써야 했는지,

모차르트는 무엇을 꿈꾸며 악보를 남겼는지,

베토벤은 절망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작곡했는지를 음악사와 작품 분석,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풀어냈다.

강의는 감성에만 기대지 않았다.

작품의 구조와 시대적 배경, 음악적 특징을 함께 이해한 뒤 비로소 작곡가의 삶을 바라보도록 이끌었다.

그래서 감동은 설명이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됐다.

 


공감은 작곡가에게서 시작해 자신에게로 향했다

 

이번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감의 방향'이었다.

수강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음악 속에 담긴 인간의 삶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도왔다.

작곡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그 순간 그런 선율을 남길 수밖에 없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삶에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공감은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자기이해로 이어졌다.

클래식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음악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비춰보는 거울이 된 것이다.


바흐와 모차르트, 그리고 베토벤이 건넨 질문

 

첫 번째 시간은 클래식 음악이 인간의 삶에 왜 필요한가를 묻는 강의였다.

두 번째 시간에는 바흐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삶의 중심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세 번째 시간에는 모차르트의 삶을 통해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되짚었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 베토벤의 삶은 강의실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다.

청력을 잃어가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을 음악으로 남긴 그의 삶은 단순한 위인전이 아니었다.

수강생들은 베토벤을 존경하기보다 그의 절망을 이해했고, 그 이해는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으로 이어졌다.


"오늘 제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강의가 끝난 뒤 기자는 한 60대 수강생을 만났다.

그는 최근 청력이 점차 약해지면서 예전과 달라진 자신의 모습 때문에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줄었고, 신체적인 변화는 삶에 대한 자신감마저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베토벤의 삶을 따라간 두 시간은 그의 생각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청력을 잃어가는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베토벤의 삶을 들으며 잃어가는 것보다 아직 제게 남아 있는 삶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신체적인 약함이 삶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제 인생을 다시 한번 조망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의 말은 이번 강의가 무엇을 지향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강의는 위로를 건네기 위해 감정을 자극하지 않았다.

음악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작곡가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했고, 그 공감은 자연스럽게 수강생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힘으로 이어졌다.


클래식 인문학은 삶을 다시 읽는 과정이다

 

『마음이 머무는 클래식』이 말하는 클래식 인문학은 클래식 음악을 쉽게 설명하는 방법론이 아니다.

음악에 담긴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해석하는 인문학적 접근이다.

이번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 특강은 그 철학이 강의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작곡가를 이해하는 일은 곧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었고, 인간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네 번의 강의가 끝난 뒤 수강생들에게 남은 것은 작곡가의 연대기가 아니었다.

바흐의 인내였고, 모차르트의 자유였으며, 베토벤의 용기였다.

그리고 그 음악들은 더 이상 수백 년 전 거장의 작품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언어가 되어 있었다.


인문학적 통찰과 음악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대중과 깊이 교감해 온 최영민 저자. 삶의 균형 속에서 마음이 머무를 수 있는 음악의 힘을 믿고 나아가는 그녀의 행보는,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에 꺼지지 않는 따뜻한 등불이 되어 앞으로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최영민 <마음이 머무는 클래식> 저자, 강연자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피아노 전공(학사, 석사)

대구한의대 일반대학원 치유과학과 박사수료

전) 대구과학대학 출강

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지부 심리상담위원

대구시 교육청 학생상담자원봉사

2024 대한민국진심대상 수상(예술 대상 부문)

 

 

 

[대한민국예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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