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
잠언 27장 17절
수박을 절대 먹지 않던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달고 맛있다고 권해도 고개를 저었습니다.
“싫어요. 안 먹을래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이가 수박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 조각을 맛있게 먹더니 어느새 한 조각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서 물었습니다.
“갑자기 수박이 왜 좋아졌어?”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습니다.
“학교에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알고 보니 수박축제 날,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먹었던 수박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어 한입 먹어 보았고,
그날 먹은 수박이 무척 달고 좋았던 모양입니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교육을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아이를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시키는 사회화의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아이는 혼자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랍니다.
친구가 웃으면 함께 웃고,
친구가 도전하면 용기를 내며,
친구가 맛있게 먹으면
자신도 슬며시 한입 먹어 봅니다.
그래서 예부터 이런 말이 있나 봅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가끔은 걱정스러운 뜻으로 사용되지만, 좋은 친구를 따라가는 길이라면 그 길은 아이를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갑니다.
좋은 친구는 먹지 않던 음식도 맛보게 하고, 두려워하던 일에도 도전하게 하며, 혼자였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새로운 기쁨을 만나게 합니다.
수박축제는 단지 수박을 먹는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나누고,
함께 웃고,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씩 자라나는 교육의 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날 아이가 맛본 것은 수박의 단맛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친구와 함께하는 즐거움, 학교라는 공동체의 따뜻함, 그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는 성장의 맛이었을 것입니다.
“아이의 입맛을 바꾼 것은
수박의 당도가 아니라 친구들의 웃음이었다.”
좋은 학교는 아이에게 무엇을 억지로 먹이는 곳이 아닙니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통해 스스로 한입 맛보게 하는 곳입니다.
수박 한 조각이 아이의 입맛을 바꾸었듯이, 친구와 함께한 작은 경험 하나가 아이의 생각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고, 때로는 삶의 방향까지 바꾸어 놓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던가요.
한 아이의 마음에 좋은 친구 한 명을 심으면,
그 우정은 아이의 평생을 밝히는 별이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는 우정
수박축제가 건진 가장 값진 보물입니다.

칼럼니스트 박대훈
• 현) 태강삼육초등학교 교장
• 청주교육대학교 졸업
• 광운대학교 대학원 석사(초등영어교육)
• 전국삼육초연합회 회장
• 한국사립초연합회·서울사립초연합회 부회장
• 서울시·충청북도 수업연구 발표대회 1등급
• 충북 단재연수원 1급 정교사 연수 특강 강사
• 학교법인 삼육학원 전국 예비교사·중고등부·어린이교사 수양회 초청 강의 다수 출강
• ‘어린이 수업 집중법’ ‘부부행복세미나’ ‘섬기는 교육행정’ 강의 다수 출강
• 2026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