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 (토)

닫기

정약용의 지혜로 빚는 미래, 이지명 교육장과 구리남양주 유스 영어 기자단의 진심 대담

· 다산의 지혜를 미래교육으로…‘실사구시 교육’에 답을 찾다
· ‘폰 OFF·책 ON’, 읽고 쓰고 뛰어노는 RAS 교육으로 기본을 세우다
· 35년 교직의 메시지 “습득하고 체득하고 터득하라”

 

 

 

"교육지원청은 여러분이 학교라는 배움의 집에서 꿈을 키우는 동안, 그 집이 가장 튼튼하고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뒤에서 묵묵히 돕는 '든든한 어른'이다."

 

 

지난 7월 14일, 구리남양주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구리남양주 유스 영어기자단' 14명이 특별한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경기도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을 직접 방문하여 이지명 교육장과 마주 앉은 것이다. 이번 인터뷰는 단순히 교육 정책을 듣는 자리에 그치지 않았다. 학생들이 느끼는 고민과 학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교육의 수장에게 직접 전달하고, 우리가 살아갈 미래 교육의 방향에 대해 깊이 있게 나누는 '진심 대담'의 시간이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 정신부터 미래 세대를 위한 'RAS(독서·예술·체육) 교육', 그리고 우리가 영어를 시험 과목이 아닌 세계와 소통하는 즐거운 언어로 받아들이기까지 구리남양주 교육의 현재와 내일이 담긴 뜨거운 현장을 기록한다.  이날 ‘진심 대담’의 문을 연 것은 다산새봄중학교 이준혁 기자였다. 이 기자의 시작 인사말로 학생 기자단과 이지명 교육장의 특별한 만남이 시작됐으며, 모든 질의응답을 마친 뒤에는 별내중학교 유지민 기자가 기자단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대담을 마무리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학생들이 직접 이끌어간 자리였다는 점에서 이날 만남의 의미를 더했다. [편집자 주]

 

 

[김리안 기자 - 다산새봄중학교]

"교육장님은 매일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또 교육지원청은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곳인지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지명 교육장]

"교육지원청이 어떤 곳인지 쉽게 설명한다면, 여러분이 학교에서 안전하고 즐겁게 배우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필요한 것들을 살피고 도와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경기도에는 모두 25개의 교육지원청이 있는데요. 그중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은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어요. 우리 지역에는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와 각종학교까지 다양한 교육기관이 있어요. 이 많은 학교와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로 저와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하는 일이에요.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돕고, 학교 시설에 불편하거나 위험한 곳은 없는지 살펴봐요. 또 독서와 문화·예술·체육, 진로와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여러분이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를 발견할 수 있도록 여러 배움의 기회도 만들어가고 있어요. 조금 더 쉽게 비유해 볼까요? 학교가 여러분이 매일 생활하고 배우며 꿈을 키워가는 ‘배움의 집’이라면, 교육지원청은 그 집이 튼튼하고 따뜻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뒤에서 살피고 챙기는 ‘든든한 어른’ 같은 곳이에요. 원래 답변에서도 교육지원청을 학교라는 집을 뒤에서 챙기는 ‘든든한 어른’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눈에는 우리가 하는 일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안전하게 학교에 가고, 좋은 수업과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 곳곳에 교육지원청의 역할이 담겨 있어요. 학생 한 명 한 명이 행복하게 배우고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곁에서 응원하고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교육지원청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김윤아 기자 - 덕소중학교]

"교육장님은 어린 시절 어떤 학생이셨나요? 지금의 교육장님이 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경험이나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있으셨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지명 교육장]

"돌이켜보면 저는 어릴 때 아주 ‘교과서적인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학교생활도 성실하게 하려고 노력했죠.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너는 선생님을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 말을 들으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교사의 꿈을 품게 된 것 같아요. 재미있는 기억도 있어요. 당시에는 선생님들이 분필로 칠판에 글씨를 많이 쓰셨잖아요. 저도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분필로 칠판에 글씨 쓰는 연습까지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만큼 교사라는 꿈을 진지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교사가 된 뒤에도 참 많은 분에게 배웠어요. 선배 선생님들에게는 경험과 지혜를 배우고, 후배 선생님들에게는 새로운 생각과 에너지를 얻었죠. 무엇보다 동료 선생님들과 서로 돕고 협력하면서 학교와 교육은 혼자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어요. 물론 좋은 모습만 보고 배운 것은 아니에요. 때로는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반면교사(反面敎師)를 통해 제 모습을 돌아보기도 했어요. 좋은 점은 닮으려고 노력하고, 아쉬운 모습에서는 교훈을 얻으면서 조금씩 성장해 온 거죠. 그래서 지금의 저를 만든 한 사람을 꼽기는 어려워요. 학생 시절의 선생님부터 교직에서 만난 선배와 후배, 동료들까지 수많은 만남과 배움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교직의 길을 걸어오면서 점점 분명해진 것이 하나 있어요. 저에게 교직은 ‘천직’이면서 동시에 ‘소명’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언젠가 “이 일이 정말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길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박지현 기자 - 덕소중학교]

"구리남양주 지역 학교들만의 특별한 장점이나 다른 지역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지명 교육장]

"여러분, 제 집무실에 걸려 있는 ‘여유(與猶)’라는 글자가 보이죠? 이 말은 14세기 르네상스 시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비교될 훌륭한 역사적인 인물인 다산 정약용 선생이 자신의 집을 ‘여유당(與猶堂)’이라고 이름 붙일 때 사용한 말이에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간적 여유’의 여유(餘裕)와는 다른 한자예요.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고 늘 조심하고 신중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제가 집무실에 이 글을 걸어둔 것도 다산 선생의 그런 마음을 늘 되새기기 위해서예요. 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배운 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거든요. 우리 구리남양주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과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지역이에요. 그래서 우리 지역의 역사적 자산을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로 남겨두지 않고 오늘의 교육, 나아가 미래교육으로 이어가고 있어요.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약용 교육 프로그램 10선’이에요. 초등학교에서는 ‘다산 독서프로그램’과 ‘정약용 교육과정’을 통해 책 읽는 습관과 다산의 삶을 배우고, 중·고등학교에서는 ‘다산의 숨결, 미래를 여는 실학’과 ‘다산 AI 리더십 아카데미’를 통해 창의적인 사고와 미래역량을 키워가고 있어요. 또 ‘정약용 GENIUS 국제교류’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만나고, ‘정약용 플러스 공유학교’와 ‘남양주 온(溫)키움’을 통해 지역사회까지 배움의 공간으로 넓혀가고 있어요. 공직자들도 ‘다산에게 청렴을 배우다’를 통해 다산의 청렴 정신을 되새기고 있고요. 학생부터 어른까지 지역 전체가 다산의 지혜를 오늘의 삶 속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거예요. 또 하나 자랑하고 싶은 것이 ‘경기공유학교’예요. 지역 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이 대학 교수님들에게 직접 배우기도 하고, 오케스트라·국악·뮤지컬·연극·영화 등 다양한 예술교육도 경험할 수 있어요. 저는 앞으로 구리남양주라는 지역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다산의 지혜를 배우되 거기에 머물지 않고, 학생들이 학교의 담장을 넘어 지역과 세계를 만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과거의 지혜로 미래를 열어가는 교육, 그것이 우리 구리남양주만의 특별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양윤슬 기자 – 남양주다산중학교]

"최근 우리 지역에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난 학교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에서는 어떤 해결 방안을 추진하고 계신가요?"

[이지명 교육장]

"구리남양주는 신도시와 택지 개발이 활발하다 보니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특히 다산지역은 학생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과대학교와 과밀학급 문제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에요. 한 학급에 학생 수가 많아지면 교실은 물론 특별실이나 급식실 같은 교육공간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교육지원청에서는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어요. 당장 부족한 교실을 확보하기 위해 모듈러 교실 12개를 마련했고, 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해 필요한 학교는 학급을 늘리거나 증설하고, 장기적으로는 학교 신설까지 검토하고 있어요. 기존 답변에서도 학교 신설·증축과 학급 증설, 통학구역 조정 등을 통해 학생들이 특정 학교에 지나치게 집중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학생이 많이 늘어난 뒤에 해결책을 찾는 것보다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AI Agent를 활용해 지역별 학생 수가 앞으로 어떻게 늘고 줄어들지 예측하고 있어요. 아파트 입주 시기나 지역의 인구 변화 등을 살펴보면서 어느 지역에 언제 학교나 교실이 더 필요할지를 미리 파악하는 거예요. 학교를 새로 짓거나 증설하는 일은 금방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학생 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필요한 곳에는 학교 신설과 증설을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해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쾌적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배우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교육 여건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과대·과밀 문제를 세심하게 살피고 한발 앞서 준비해서,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소윤 기자 – 남양주다산중학교]

"등굣길이나 하굣길에 차량이 많아 위험을 느끼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더욱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이지명 교육장]

"저는 학생의 안전이 모든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도 학생들이 매일 오가는 통학로가 안전하지 않다면 좋은 교육환경이라고 할 수 없겠죠. 그래서 학교 안의 안전만큼이나 학교에 오고 가는 길의 안전도 매우 중요하게 살피고 있어요. 우선 학교 주변 통학로에 위험한 곳은 없는지 철저하게 실태조사를 하고 있어요. 이때 행정기관의 판단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길을 이용하는 학생과 학부모,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것도 중요해요. 학교에서도 학교안전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통학로의 위험 요소를 살피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함께 논의하고 있어요. 그렇게 현장에서 확인된 문제들은 지방자치단체나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필요한 경우 예산을 투입해 실제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어요.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이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신호체계를 정비하고, 학생들이 비나 눈,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차양막이나 캐노피 같은 안전·편의시설도 필요한 곳에 마련하고 있어요. 배움터지킴이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등하굣길 안전 활동도 지속하고 있고요. 통학로 안전은 교육지원청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학교와 학생, 학부모, 지역 주민, 경찰,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살펴야 더 안전한 길을 만들 수 있어요. 앞으로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고 통학로의 위험 요소를 꼼꼼하게 살펴서, 우리 학생들이 “학교 가는 길이 안전하고 편안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김지환 기자 – 서울삼육중학교]

"경기교육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여 독서, 예술, 스포츠가 융합된 RAS 교육을 추구한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교육장님께서는 어떤 프로그램이나 방향으로 교육을 하실 생각이실까요?"

[이지명 교육장]

"요즘 학생들을 보면 스마트폰과 디지털 환경의 영향이 정말 커졌어요.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니 책을 읽는 시간이 줄고 집중력이나 문해력도 떨어지고 있어요. 친구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뛰어놀면서 쌓아야 할 경험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요. 실제 공간에서의 경험보다 가상공간에서 연결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장소가 주는 경험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학교교육의 기본으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말하면 ‘폰은 OFF, 책은 ON’이에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마음껏 뛰어노는 것, 이런 경험이야말로 학교에서 꼭 배워야 할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구리남양주는 경기교육대전환의 방향에 맞춰 ‘구리남양주 정약용 RAS 교육’을 추진하고 있어요. RAS는 R(Reading·독서), A(Arts·예술), S(Sports·체육)을 뜻하는데요. 독서를 통해 생각하는 힘과 문해력을 키우고, 예술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며,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몸과 함께 어울리는 힘을 기르는 거예요. 독서 분야에서는 ‘여유 있는 슬로리딩’, ‘다작(茶作) 클래스’, ‘130 독서가족’ 등을 통해 책을 천천히 깊게 읽고 생각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예술 분야에서는 ‘아르떼 학교예술교육’, ‘하모니 예술축제’, ‘플러스 예술공유학교’ 등을 통해 학생들의 감성과 표현력을 키우고 있고요. 체육 분야에서는 ‘애민 건강체력 증진시스템’, ‘지행 학교스포츠클럽 축제’, ‘함께런’ 챌린지 등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움직이고 함께 어울리면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저는 이것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머릿속으로 아는 것에 그치는 교육이 아니라, 직접 읽고 쓰고 표현하고 뛰어놀면서 삶 속에서 배우는 ‘실사구시적 수업’을 우리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거예요. 결국 폰을 내려놓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함께 뛰어노는 것. 어쩌면 아주 기본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그 기본을 되찾는 것이 미래교육의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RAS 교육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생각하는 힘, 표현하는 힘, 건강하게 살아가는 힘을 고루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강다현 기자 – 덕소중학교]

"학생들이 공부뿐 아니라 문화·예술 활동이나 다양한 진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구리남양주 학생들을 위해 어떤 체험 프로그램이나 공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 있으신가요?"

[이지명 교육장]

"저는 이제 학교교육도 단순한 ‘체험교육’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경험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체험이 보고 듣고 느끼는 데 그친다면 다소 수동적일 수 있어요. 하지만 체험한 뒤에 “나는 무엇을 느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해보고 싶은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이 더해지면 ‘능동적인 경험’이 되는 거예요. ‘수동적인 체험’과 ‘능동적인 성찰’이 함께 이루어질 때 진정한 배움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구리남양주에서는 지역 전체를 학생들의 배움터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한양대학교, 서강대학교, 경복대학교, 삼육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를 비롯해 문화재단과 청소년재단, 도서관, 박물관 등 다양한 대학·기관과 협력하면서 학생들이 문화·예술, 과학, 미디어, 진로 등 여러 분야를 직접 경험하도록 기회를 넓혀가고 있어요. 특히 공유학교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과 진로에 따라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의 거점활동공간도 계속 확대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정약용 GENIUS 국제교류’ 프로그램도 더욱 확대해 나가려고 해요.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면서 언어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생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국제교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외국에 가거나 외국 친구를 만나는 데 있지 않아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때문에 때로는 불편하고 어려울 수도 있고, 생각의 차이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 차이를 이해하고 스스로 갈등을 해결해보는 과정까지 모두 교육적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학생들에게 항상 쉽고 편안한 경험만 제공하는 것이 좋은 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스스로 고민하고 부딪치고 해결해보는 ‘바람직한 어려움’도 경험하게 하는 것이 교육이에요. 그런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넓히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방법도 배우게 되는 거죠. 앞으로도 구리남양주 학생들이 지역을 넘어 세계를 만나고, 언어적·문화적으로 더욱 폭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국제교류 교육을 특화해 나가겠습니다."

 

 

[최진우 기자 – 남양주다산중학교]

"학생들이 학교나 교육에 대해 바라는 점이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교육청에 직접 의견을 전달하거나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지명 교육장]

"물론이에요. 저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교육정책에 반영될 때 비로소 교육이 살아 움직인다고 생각해요. 현재 학생참여위원회 등을 통해 학생들이 교육정책에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각 학교의 학생자치회를 통해 모인 학생들의 의견에도 꾸준히 귀를 기울이고 있고요. 무엇보다 여러분이 “내가 이야기한다고 뭐가 달라질까?”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작은 불편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어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중요한 정책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거든요. 사실 오늘 이 자리도 학생 참여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직접 기자가 되어 질문을 준비하고, 교육장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구리남양주 교육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있잖아요. 이런 과정 자체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교육에 전달하는 소중한 참여인 거예요. 앞으로도 학생들이 어렵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소통의 기회를 더욱 넓혀가겠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질문 하나, 새로운 아이디어 하나가 구리남양주 교육을 변화시키는 시작이 될 수 있어요."

 

[조예진 기자 – 서울삼육중학교]

"저희는 '구리남양주 유스 영어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영어를 시험 과목이 아니라 세계와 소통하는 즐거운 언어로 배울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에서는 어떤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계신가요?"

[이지명 교육장]

"저는 영어를 단순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과목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언어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어를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듣고 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교실에서도 영어교육의 방식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CLASS UP 프로젝트’인데요. 기존의 지필평가 중심에서 벗어나 듣기와 말하기, 일상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수업과 수행평가를 강화하고 있어요. 영어 듣기도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상회화 중심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거예요. 우리 구리남양주에서는 남양주샛별초, 차산초, 화접초, 예봉중, 진접고가 LAON(라온) 선도학교로 참여하고 있어요. 특히 AI를 활용해 학생들이 자신의 영어 발음과 표현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영어를 직접 말해보는 기회를 늘려가고 있어요. 기존 자료에서도 CLASS UP을 통한 듣기·말하기 중심 수행평가와 AI 발음·표현 피드백이 주요 내용으로 제시되어 있어요. 그런데 저는 교실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배운 언어를 실제로 사용해보는 경험이 필요해요. 그래서 국제교류도 더욱 확대하려고 해요. 유럽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만나 서로 이야기하고 생각과 문화를 나누는 기회를 넓혀가고 있어요. 영어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교실에서는 듣고 말하는 힘을 기르고, AI를 활용해 자신의 발음과 표현을 다듬고, 국제교류 현장에서는 실제 외국 친구들과 소통해보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영어가 더 이상 시험지 속에만 있는 언어가 아니라 ‘내가 세상과 만나는 도구’가 될 수 있어요. 오늘 여러분이 활동하고 있는 구리남양주 유스 영어기자단도 바로 그런 살아 있는 영어교육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겁게 사용하면서,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자신 있게 소통하는 글로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윤서연 기자 – 동구중학교]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게 될 구리남양주 지역의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응원과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지명 교육장]

"제가 35년 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저는 배움에는 ‘습득·체득·터득’, 이른바 ‘3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교실에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습득하는 것은 물론 중요해요. 하지만 배운 것을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어서는 진정한 내 것이 되었다고 하기 어렵죠. 직접 경험하고 실천하면서 그 지식이 내면화되고, 내 몸과 마음의 일부로 체득되어야 해요. 저는 그것을 ‘육화(肉化)’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면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터득이에요. 여러분이 자신의 목소리와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려면 이 ‘터득’의 과정이 꼭 필요해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경험하고 깊이 생각하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기 주관을 가져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잘 읽고,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이 여러분의 미래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바탕이 될 거예요. 그리고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쉽게 혐오하거나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의 말을 충분히 듣되 무조건 따라가지도 않고, 자신이 읽고 경험하고 터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넘어져보고,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는 경험도 해보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 역시 중요한 배움이에요. 그런 경험들이 쌓여 여러분만의 생각과 삶의 지혜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원래 답변에서도 교육장님은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경험이 학생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러분이 그 길을 혼자 걸어가는 것도 아니에요.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교육지원청을 비롯한 많은 어른들이 여러분 곁에서 함께하고 있어요. 배운 것을 습득하고, 경험을 통해 체득하고, 마침내 자신만의 생각으로 터득하는 학생. 그런 힘을 가진 여러분이 마음껏 꿈꾸고 도전할 수 있도록 구리남양주가 든든한 배움터가 되겠습니다.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꿈과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에필로그]

다산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오늘의 교육과 미래의 배움으로 잇는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이지명 교육장은 RAS(독서·예술·체육)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읽고, 쓰고, 표현하고, 함께 뛰어노는 학교교육의 기본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체험’을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는 ‘경험교육’,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공유학교와 국제교류를 통해 학생들의 배움터를 교실 밖으로 넓혀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특히 35년 교직생활에서 얻은 ‘습득·체득·터득의 3득’은 이날 대담을 관통하는 메시지였다. 지식을 배우는 데 머물지 않고 경험을 통해 내면화하며, 마침내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로 만들어가는 힘이 진정한 배움이라는 것이다. 교육장 집무실에 걸린 다산의 ‘여유(與猶)’처럼 자신을 돌아보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학생들. 이지명 교육장과 구리남양주 유스 영어기자단이 함께 나눈 ‘진심 대담’에서 구리남양주 미래교육의 방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교육신문]







인물·기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