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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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당신의 방학은 어땠나요? 교사의 방학은 ‘유급휴가’인가?: 41조 연수의 오해와 진실, 그리고 나아갈 길

◆ 멈춤이 아닌 도약: ‘전략적 준비기’로서의 방학

학교의 방학은 외부에서 봤을 때 모든 것이 멈춘 '휴식의 시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방학이 되면 학교는 학기 중에는 할 수 없었던 시설 보수 공사와 대청소를 진행하기도 하며, 캠프나 방과 후 교실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운영한다. 스포츠에서 비시즌이 단순한 '휴식기'가 아니라 다음 시즌의 성패를 가르는 '전략적 준비기'인 것처럼, 학교의 방학 역시 다가올 새 학기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시간이다.

 

◆ 교사의 방학 중 복무: 특혜인가, 정당한 권리인가?

항간의 오해처럼 교사들은 과연 '월급 루팡'일까? 그렇다면 방학 중 교사들의 복무는 어떠한가? 교원의 방학 중 복무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뉘는데, 학교 및 학생 관리를 위한 ‘정시 출근’, 연수 및 업무 처리를 위한 ‘출장’, 교원 휴식을 위한 ‘연가’, 그리고 대중의 도마 위에 가장 자주 오르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다.

 

첫째, 교사들도 방학 중에 학교 및 학생 관리를 위해 ‘정시 출근’을 한다. 과거에는 방학이 되면 교사들이 순번을 정해 빈 학교를 지키는 '근무조' 관행이 있었으나, 현재는 방학 중 필수 근무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지역과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그 배경에는 나이스(NEIS) 원격업무지원시스템(EVPN)의 도입과 강제적인 근무조 운영을 금지하는 단체협약 조항을 근거로 교육청이 하달한 공문의 영향이 크다. 따라서 방학 중 출근의 축소 혹은 폐지는 교사에게 주어진 특혜라기보다는, 원격업무 인프라 발달에 따른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교사들은 방학이 휴업일이므로 특별한 제한 없이 ‘연가’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교원은 방학 중 제41조 연수가 보장된다는 이유로, 일반 공무원이나 근로자에 비해 학기 중 연가 사용에 상당한 제한을 받는다. 또한 교사들은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일반 근로자나 타 공무원과는 달리 연가보상비 지급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교원 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수업 중 연가 사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특별한 사유(1호 내지 9호)가 있는 경우에만 학교장이 승인할 수 있다. 나아가 예규를 유권해석한 교육부의 공식 지침에서는 각 호의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학교 업무나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것'을 추가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셋째, 교사들은 방학 중에 학교장의 명을 받아 공식적인 행사, 회의, 외부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 '출장'을 간다. 특히 방학은 시공간적 제약이 따르는 학기 중에는 불가능했던 집중적이고 장기적인 연수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므로, 교육청이나 연수원 등 외부 기관에서도 자격연수, 에듀테크나 새 교육과정 실습을 위한 집합 직무연수, 교과별 워크숍 등 강도 높은 연수를 운영한다.

 

넷째, 현재 일선 학교에서 교원의 방학 중 복무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이하 제41조 연수)에 의한 '근무 장소 외 연수'로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사들이 방학에 학교에 출근하지 않는 법적 근거인 ‘제41조 연수’는 교사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방학 기간에 학교가 아닌 자택이나 도서관 등에서 자율적으로 수업 연구와 전문성 신장에 힘쓸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교육기본법 제14조가 명시하듯, 끊임없이 자질을 향상해야 하는 교사들에게 방학 중 연수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자 마땅한 의무다.

 

필자 역시 교사 시절 방학을 활용해 장기 집중 합숙 연수에 참여하여 새로운 교수법을 익히고 전문성을 높였으며, 석·박사 과정 중에는 대학 도서관에서 전공 서적을 탐독하며 공부에 집중하기도 했다. 또한 학기 중에는 연가 사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방학을 이용해 재충전을 위한 여행을 다녀오거나 학기 중 미뤄두었던 병원 진료를 받으며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

 

◆ ‘제41조 연수’ 안착을 위한 세 가지 과제

교원의 ‘제41조 연수’는 단순한 개인의 휴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과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의 선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맹점과 뼈아픈 일탈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출퇴근 기록이나 연수 결과물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어렵다 보니, 외부에서는 이를 통제받지 않는 '유급휴가'로 인식하기 쉽다. 실제로 일부 교사들이 ‘제41조 연수’를 상신한 채 집에서 단순 육아를 병행하거나, 편법을 써서 사적인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제도를 휴가처럼 전용한 사례들이 적발되어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따라서 이 제도가 '특혜'라는 오명을 벗고 본래의 취지대로 공고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제도의 실효성과 긍정적 효과를 대중에게 널리 알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교사들의 방학이 정당한 복무 근거와 지침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누구에게도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교사들의 방학은 단순히 '놀고 먹는다'는 비난 속에 갇혀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둘째, 교육 행정기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껍데기뿐인 결과 보고서 제출을 강요하는 행정 편의주의적 규제보다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어 하는 질 높은 원격 및 자율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셋째, 교직 사회 내부의 뼈아픈 자정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41조 연수’를 단순한 휴가로 여기는 탈법적 전용을 근절하고, 전문성 향상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려는 성숙한 교직 문화가 확립되어야 한다. 교원노조와 교직 단체들 역시 권리 주장과 더불어, 올바른 연수 활용에 대한 자체적인 홍보와 계도에 앞장서야 한다.

 

◆ 채움과 돌봄의 시간: 교사의 건강한 방학이 교실에 미치는 영향

교사들에게 방학은 ‘채움’과 ‘돌봄’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학은 다음 학기 학생들에게 나누어줄 새로운 배움을 채워 넣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한 학기 동안 각종 민원과 업무로 지친 심신을 돌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교사들이 주어진 원칙 속에서 건강한 '채움과 돌봄'의 시간을 보낼 때, 그 회복과 성장의 에너지는 다가올 새 학기의 교실과 우리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변영임 칼럼니스트

 

<주요경력>

·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학 박사

· 교육과정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

· 한국교원교육학회 초등교육위원회(분과) 위원장(2025)

· 사단법인 초등교사커뮤니티 인디스쿨 인디스콜라 멘토교사(2025)

· (현)단국대학교 교직교육과 초빙교수

· (현)초등학교 교감

 

<저서>

·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교육과정(공저,2018)

· 학습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도전 : 보편적 학습설계 수업(공저,2021)

· 1980년대생, 학부모가 되다(공저,2021)

·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통합교육과정(공저,2022)

 

[참고 링크]

· 개인 블로그(연수 강의 활동 포함)

https://blog.naver.com/1584ch

· 교사 시절 교육과정 실천 이야기

https://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75

· 한국교육신문 월요논단

https://www.hangyo.com/news/article.html?no=108001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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