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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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것도 실력이다"… 명인학원 한대겸 이사장이 전하는 교육보국의 철학

동여자중학교, IB 교육과정 통해 '지역사회 중심' 학교로 도약

[대한민국교육신문]
 

부산 동구에 위치한 동여자중학교가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역사 속에서 수많은 여성 인재를 배출해온 이 학교는 최근 몇 년간 IB 교육과정을 도입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법인 명인학원 이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설립 정신부터 교사 지원, 지역사회 협력,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까지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 '교육보국'의 뿌리, IB와 만나다

명인학원은 설립 당시부터 '밝을 명(明)', '어질 인(仁)'이라는 재단명이 상징하듯 인재를 맑고 밝게 키운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이러한 이념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내세운 사자성어가 바로 '교육보국(敎育報國)'이다. 이사장은 "교육으로써 국가에 보답하고 기여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그러한 인재상을 직접 키워내겠다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장은 이러한 교육보국의 이념을 보다 구체화해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하는 사람 → 가정을 위해 기여하는 사람 → 지역을 위해 기여하는 사람 → 국가를 위해 기여하는 사람 → 세계를 위해 기여하는 사람'으로 이어지는 5단계 성장 철학을 제시했다.

동여자중학교가 IB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이사장 개인의 학문적 이력도 자리하고 있다. 그는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교육철학과 행정기획을 전공했으며, 자녀 역시 미국에서 낳아 기른 경험이 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 제주와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IB가 처음 도입돼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려, 이사장은 문화적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산 동구 지역에야말로 IB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름을 이해하고 평생에 걸쳐 스스로 학습하는 사상을 구현하며, 혼자 뛰어나기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균형 잡힌 학습자상을 지향하고, 궁극적으로는 국제 평화에 기여하는 인재를 기르는 것이 IB의 목표"라며 "이것이 명인학원의 교육 목표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강조했다.

 

◆ 50여 년 역사, 인성 교육의 자부심

동여자중학교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사장의 선친은 당시 부산과 김해 일대의 학생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된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수십 년에 걸쳐 총 12개 학교를 설립했으며, 그중 핵심적으로 자리 잡은 곳이 동구의 동여자중학교와 동의대학교 인근의 가야고등학교였다.

개교 이래 현재까지 "동구에서 동여자중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여성이 없을 정도"로 지역 내 위상이 남다르다는 것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학교의 교훈인 '반듯한 몸가짐, 바른 솜씨, 바른 생각'에는 유교적 가르침과 오행 사상이 깊이 반영돼 있으며, 이는 문화적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 여건 속에서 지식보다 인성 교육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설립자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이사장은 "설립자이자 초대 교장이셨던 선친께서는 늘 '인간의 도리를 다하라, 부모를 알라, 지역을 어떻게 맑고 밝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말씀을 입버릇처럼 하셨다"며 "그 가르침을 3년간 들으며 자란 졸업생들 중 악행을 저지르거나 가정을 파괴하거나 지역사회에 해를 끼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평가에 대해 동여자중학교 동창회장 역시 깊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 교사에 대한 실질적 지원, "레토릭이 아닌 진심을 전달"

이사장은 사립학교 운영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이미지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사학이라고 하면 이사장이 독재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저는 그런 방식이 학교 경영에 결코 맞지 않다고 본다"며 소통 중심의 경영 철학을 강조했다. 교장·교감을 비롯한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이를 학교 운영에 반영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 사례도 눈에 띈다. 이사장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이면 교사들이 다른 일정을 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학교나 교육청 예산이 아닌 사비를 들여 부산 시내 곳곳의 좋은 식당을 미리 예약해 교사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토릭이 아닌 기본적인 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식사 자리에서는 국내외의 뛰어난 교육자 사례를 소개하며 교사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사장은 "우리 선생님들이 이룬 성과가 그런 훌륭한 분들 못지않다는 것을 직접 표현해드린다"며 "IB 도입 2년 만에 수업 방식이 개혁되고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선생님들 스스로도 자존감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들을 헬렌 켈러를 가르친 앤 설리번, 소설 '상록수'의 채영신에 비유하며 존경과 격려의 뜻을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학교

동여자중학교는 IB 교육과정의 핵심 요소인 '커뮤니티 프로젝트(CP)'를 통해 지역사회 기여를 실천하고 있다. 이사장은 미국 유학 시절 학교와 교회가 중소도시나 소도시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이러한 경험이 학교 경영 철학의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IB 인증 과정에서는 이틀에 걸쳐 다수의 평가자가 방문해 학생들이 3년간 쌓은 지식과 태도를 지역사회와 어떻게 나누었는지를 평가하는 'CP 평가'가 이뤄진다. 이는 고등학교 과정의 '카스(CAS)'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인재 양성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동여자중학교 학생들의 활동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선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사장은 "일반적인 학교의 봉사활동은 어르신들께 쌀이나 라면을 전달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학생들은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실제로 겪는 불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수학과·과학과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지역 내 계단의 경사도와 폭을 조사해, 노약자 보행에 적합한 법적·생리적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한 활동을 꼽았다. 학생들은 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했으며, 개선이 필요한 구간에 대해서는 동구청에 시정을 건의하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사장은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제가 오랫동안 그려온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는 학교'상이 IB를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인터뷰 말미, 이사장은 동여자중학교 학생들을 향한 따뜻한 당부를 전했다. 그는 "기다리는 것도 실력이고, 인내하는 것도 실력이다. 참는 만큼 복이 오고, 시간이 언젠가는 답을 정해준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부모 가정이나 조부모, 친척과 함께 자라는 등 저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와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인내의 시간 속에서 반드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다. 이사장은 "꿈은 절대 잃지 말아야 한다"며 "IB를 통해 많이 읽고 쓰고 고민하며, 그것을 주변 친구들과 나누는 셰어링의 자세를 갖춘다면 더 큰 인생의 무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꿈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고, 시간이 답을 준다. 참는 만큼 복을 받는다. 이 세 가지의 연속성을 학생들이 항상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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