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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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유휴공간, 청소년 주도 '자치배움터'로 탈바꿈하다

서울시교육청 다가치학교 3호 '강서양천' 탐방… 한국다양성연구소 위탁 운영, 지역 연계형 배움터로 첫발

 

서울 양천구 양서중학교 햇살관 1층에 자리한 824㎡ 규모의 유휴공간이 청소년을 위한 자율과 공존의 무대로 재탄생했다. 정해진 교과 프로그램이나 획일화된 시간표 없이, 청소년이 스스로 관심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지역연계형 청소년자치배움터 '다가치학교 강서양천'이 2024년 10월 26일 공식 개소했다. 특정 학교 학생만이 아닌 해당 지역 내 모든 청소년에게 열려 있는 이곳은, 방과 후와 주말, 방학 기간에도 상시 개방되어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 학교 안으로 들어온 '마을 결합형' 배움터 모델

'다가치학교'는 2022년 서울시교육청 주관 아래 첫발을 뗀 지역 연계형 학교 안 자치배움터 사업이다.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청소년이 편안하게 머물며 스스로를 돌보고, 또래 및 지역 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안전한 배움터의 필요성에 의해 고안됐다. 기존의 방과후 센터나 마을교육공동체 시설이 주로 학교 밖 외부 공간에 독립적으로 건립되었던 반면, 다가치학교는 청소년의 가장 가까운 생활 기반 중 하나인 '학교' 내부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를 통해 교육청과 지자체가 예산을 공동으로 마련해 부지 확보 및 건축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청소년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구축했다. 

 

서울시내 11개 교육지원청별로 1개 이상의 설립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다가치학교 강서양천'은 구로구의 1호(남부), 도봉구의 2호(북부)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연 3호 배움터다. 공간의 전반적인 운영은 청소년 주도 활동과 인권·다양성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민간 법인 '한국다양성연구소'가 위탁을 맡았다. 이 공간은 단순한 여가나 휴식처를 넘어, 청소년이 직접 지역사회와 교류하며 민주적 자치 역량과 공동체의 가치를 학습하는 '마을결합형 커뮤니티 스쿨'로 기능하는 것을 핵심 비전으로 삼고 있다.

 

■ 짜인 시간표 대신 스스로 기획하는 자율 프로젝트 구조

다가치학교 강서양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하향식 커리큘럼이나 주입식 교육 프로그램이 전면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곳의 청소년들은 동아리 형태의 수동적 참여를 넘어, 현재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나 희망 진로 분야를 선정해 학습 전 과정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주체로 나서는 청소년들은 '어반저스(어쩌다반짝반짝어벤저스)'라는 고유한 명칭으로 활동한다. 공식 개소 전인 2024년 6월에 첫 모집을 진행해 120명의 1기 어반저스가 구성되었고, 이들은 카페 운영, 음원 창작, 그림책 만들기 등 다채로운 영역에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주도해 왔다. 

 

최근에는 대상을 넓혀 '청소년 주도 어-반 프로젝트' 참가자를 150명 규모로 확대 모집하며, 결과나 경쟁이 아닌 공동체적 가치를 기반으로 사회문제에 개입하는 다채로운 실천을 장려하고 있다. 이들의 실험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조력자 그룹은 '길자비스'로 불리는 길잡이 교사들이다. 이들은 지식을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전통적 교사가 아니라, 청소년의 자발적인 기획과 실천 과정을 곁에서 촉진하고 돕는 멘토 역할을 수행한다. 824㎡ 규모의 내부 공간 역시 이러한 청소년의 역동적인 활동을 온전히 뒷받침하기 위해 커뮤니티 공간, 책마루, 스터디카페, 댄스 연습실 등 실용적이고 열린 구조로 조성되었다.

 

■ 지역사회 자원 연계와 지속가능성을 향한 과제

다가치학교 강서양천은 단절된 섬처럼 학교 안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한다. 본격적인 개소 전인 2024년 6월 15일에는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의 일환으로 '강서양천지역 교육실험 기록과 새로운 실험을 위한 지역활동가 간담회'를 개최해 배움터의 청사진을 지역과 공유했다. 또한 같은 해 8월 20일부터 23일까지는 위탁 운영 기관인 한국다양성연구소가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모두를위한화장실 : 전시, 워크숍>'을 이 공간에서 개최하며 인권과 다양성 의제를 지역 주민 및 청소년들과 직접 나누기도 했다. 

 

다만, 기존 학교 시설과 자치배움터가 동거하는 구조적 특성상 외부 청소년이나 지역 주민의 접근 동선이 다소 낯설다는 점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다. 실제로 외부 방문객들은 학교 정문이 아닌 별도의 전용 입구(신월동 198-1)를 거쳐야만 배움터로 진입할 수 있어, 지역사회의 인지도 제고와 물리적·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안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시와 통제가 아닌 청소년 자신의 주도성,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근간으로 삼은 다가치학교 강서양천의 모델은 공교육과 지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 김지학 운영단장은 “서로 배우고 서로 돌보며 성장하는 다가치학교 강서양천은 모든 청소년이 있는 모습 그대로 행복할 수 있는 곳”이라고 그 지향점을 분명히 밝혔다. 스스로 실천하며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이 자치배움터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며 그려낼 변화의 궤적이 기대를 모은다.

 

[참고자료]

  1. 투데이신문 – “서로 배움·돌봄·주체”…시작 알린 청소년자치배움터 '다가치학교 강서양천' – 2024-10-31 –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635

  2. 투데이신문 – “청소년, 있는 그대로 반짝이다”…'다가치학교' 강서양천 개소 – 2024-10-25 –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521

  3. 서울특별시교육청 – 「2014~2024 서울교육 백서」 – 게시일 미상(2024년 추정) – https://www.scribd.com/document/1055993636/E3-80-8C2014-7E2024-EC-84-9C-EC-9A-B8-EA-B5-90-EC-9C-A1-EB-B0-B1-EC-84-9C-E3-80-8D-EB-8B-A8-EB-A9-B4

  4. 한국다양성연구소 – <모두를위한화장실 : 전시, 워크숍> 안내 : 공지사항 – 2024-07-30 – https://diversity.or.kr/notice/?bmode=view&idx=53579978

  5. 시민넷 – [다가치학교 강서양천] 청소년프로젝트를 수행할 '어반저스' 청소년, '길자비스' 길잡이교사 모집 – 2024-06-11 – https://civilnet.net/actions/?bmode=view&idx=26928051

  6. 시민넷 – [다가치학교 강서양천] 교육실험 기록과 새로운 실험을 위한 지역활동가 간담회 – 2024-06-11 – https://civilnet.net/actions/?bmode=view&idx=26927136

  7. 다가치학교 강서양천 공식 홈페이지 – [마감]청소년 주도 어-반 프로젝트<문> 확대모집 – 게시일 미상 – https://www.dayangcheon.or.kr/2bfbdbcf-ac2e-8012-a45d-e91c21bd318a

 

[대한민국교육신문 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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