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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목)

이수연의 문장교실 - 즐거운 추석 되세요.(?)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2024년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추석이 구월 중순에 있고, 매우 무덥던 여름 기세가 꺾이지 않아 아직도 한낮에는 한여름을 방불케 합니다. 그래도 명절이 다가오니 들뜨고 즐거운 마음에 밝게 인사를 나누게 되고, 길거리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 쓰인 추석 인사말들도 흥을 돋웁니다.

 

“즐거운 추석 되세요.”,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이런 인사말을 하기도 하고, 듣기도, 읽기도 하는데, 그 뜻이야 모를 리 없건만 문법적으로는 어정쩡합니다. 문법적 직관이 발동된다면 ‘저 표현이 맞는지...?’ 하며 고개를 기웃거릴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듯이 ‘국어 잘 쓰는 법’을 아는 만큼 표현을 잘할 수 있겠지요.

 

“즐거운 추석 되세요.”와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는 문장의 주어를 높이는 ‘-시-’가 포함된 ‘-세요(‘-시어요’의 준말)’가 쓰였다는 점에서 ‘당신이 즐거운 추석이 되세요.’, ‘당신이 풍성한 한가위가 되세요.’처럼 상대방을 주어로 삼은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상대방에게 ‘즐거운 추석’이나 ‘풍성한 한가위’가 ‘되’라고 하는 문장이 되고 마는데, 사람이 추석이나 한가위가 ‘될’ 수는 없지요! ‘되다’가 ‘물이 얼음이 되다.’ 나 ‘저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다.’처럼 쓰이는 건 자연스럽지만, 사람이 즐거운 추석이나 풍성한 한가위로 바뀌거나 변할 수는 없으므로 “즐거운 추석 되세요.”,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는 문법적으로 꼭 알맞지는 않습니다.

 

그럼, 우리가 어떻게 표현해야 국어를 잘 쓰게 되는 걸까요? ‘즐거운 추석’, ‘풍성한 한가위’라는 말을 쓰고 싶다면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즐거운, 풍성한’을 ‘즐겁게, 풍성하게’로 바꿀 수도 있지요.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한가위 풍성하게 보내세요.’처럼 말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면 ‘쇠다’를 살려 쓸 수 있습니다. ‘쇠다’는 “명절, 생일, 기념일 같은 날을 맞이하여 지내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어서 명절인 추석에 쓸 말로 안성맞춤입니다. 일반적으로 쓰는 ‘보내다(시간이나 세월을 지나가게 하다.)’를 쓰기보다 우리말을 더 잘 알고 쓰는 선택이 될 수 있지요.

 

이제 추석 인사말을 연습해 보겠습니다.

참, ‘-세요’는 ‘-셔요’로 쓸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십시오’, ‘-시기(를) 바랍니다’로 쓸 수도 있습니다.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한가위 풍성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추석 잘 쇠세요.”

“명절 잘 쇠세요.”

 

대한민국교육신문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명절 잘 쇠시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