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침묵 음악이 예식장의 분위기를 더욱 경쾌하게 만듭니다. 하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신부는 혼자 입장합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걸어오던 예전의 신부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신부의 얼굴은 환한 웃음으로 가득 찼고 그녀의 발걸음은 가볍고도 당당해 보였습니다. 결혼식장은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한 다짐의 축제처럼 느껴졌습니다. 신부를 보다가 문득 오래전 저의 결혼식, 그날이 떠올랐습니다. 5월의 신부 웨딩마치 음악에 아버지의 손을 잡고 떨리는 걸음으로 식장 안으로 들어갔던 추억 속에서 아버지의 담담한 표정이 또렷이 기억납니다. 담담해 보였지만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아빠 저 결혼해서 서운하세요?” 그 말은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마음속에서만 몇 번이고 맴돌았지요.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시간이 되었을 때, 저는 눈을 살짝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눈을 마주치는 순간, 그동안 참아두었던 감정선이 터져버릴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어머니 눈가에는 벌써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고 아버지의 시선은 눈앞에 있는 이쁜 딸이 아닌, 다른 곳을 찾는 듯, 길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열심히 하는 사람은 많다. 새벽에 일어나고, 주말도 반납하고, 작심삼일을 반복하면서도 다시 일어선다. 그런데도 뭔가 잘 안 된다는 느낌이 남는다. 왜일까. 나는 이 질문에 하나의 답을 갖고 있다. 간절함이 없거나 부족해서다. 좋은 성과를 내려면 적어도 네 가지 중 하나는 있어야 한다. 좋아해야 한다. 잘해야 한다. 간절해야 한다. 왜 하는지 알아야 한다. 네 가지를 다 갖추면 더할 나위 없다. 이 네 가지 중 뿌리가 되는 것은 단연 '간절해야 한다'이다.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다. 좋아하지만 성과가 안 나오면 흥미는 서서히 식는다. 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잘하지만 더 나아가야 할 이유가 없으면 현재 수준에 안주하게 된다. 왜 하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유를 '아는 것'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은 다르다. 이유를 열 개 댈 수 있어도 가슴이 뛰지 않으면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간절함은 다르다. 간절함이 있으면 왜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좋아하지 않더라도 버틸 힘이 생긴다. 간절함은 나머지 셋을 끌어당기는 힘이다.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꾸준함이다. 그리고 이 꾸준함이라는 못을 박으려면 간절함
다가오는 2026년 8월 15일,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 (약칭: 사립대학구조개선법)」이 시행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는 사립대학의 구조개선과 해산·청산을 제도적으로 지원한다. 동시에 학생과 교직원을 보호하고 고등교육 경쟁력을 유지하는 목적도 있다. 제7조와 제8조에 따르면, 교육부장관은 한국사학진흥재단을 전담기관으로 지정하여 재정진단을 실시할 수 있다. 그리고 필요시 실태조사를 통해 구조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다. 구조개선은 재정진단을 출발점으로 실태조사를 통해 구체화된다. ■ 재정구조 변화와 구조개선의 전제 한국 사립 고등교육기관의 재정은 등록금과 정부재정지원이 결합된 구조이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 및 한국교육개발원(KEDI) 고등교육 재정통계에 따르면, 수입은 국고보조금이 35~45%, 등록금 약 30%, 산학·기타수입 약 20% 내외이다. 국고보조금은 국가장학금과 사업형 정부재정지원이 포함된다. OECD 평균에서도 고등교육 공공재원 비중은 35~45% 수준이다. 한국은 국제적 평균 범위와 유사하다. 따라서 문제는 총량이 아니라 구성의 변화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금 기반 재정은 점차 약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혁신지원사업과 RI
5월의 교정(校庭)은 어김없이 아름다운 꽃들이 다양하게 피지만, 이 땅의 교육 현장을 마주하는 교사들의 마음은 좀처럼 피어나지 못한다. 스승의 날을 보내며 지금, 교육계에 흐르는 정서는 축하와 감사가 아닌, 깊은 상실감과 생존을 향한 절규에 가깝다. 이른바 ‘교권 5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교실의 붕괴는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은 하루걸러 하나씩 이제 흔한 일이 되었고, 교육적 훈육조차 아동학대로 신고당할까 두려워 교사들이 입을 닫는 ‘교실의 침묵’과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교실의 사법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 되고 있다. 우리는 과연 교육을 하면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법적 장치만으로는 교사라는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줄줄이 발생하는 비슷한 사건들을 맞으면서 지난 2년 여의 잔혹한 시간을 통해 뼈저리게 확인했다. 이제는 처벌 강화라는 방어적 대응을 넘어, 교육 공동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조화할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진한 고뇌와 사색의 시간을 통해 몇 가지 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처벌’이 아닌 ‘관계’로: 회복적 생활
영화 <사막의 라이언(Lion of the Desert)>은 Mplex 영화 채널을 통해 모든 연령의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영화로, 이탈리아의 탄압과 리비아인의 숭고한 저항을 다룬 영화이다. “이 땅은 우리의 것이다,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고전에 속하는 전쟁영화이다. 매번 이 영화를 반복해서 볼 때마다 이는 단순한 전쟁영화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가슴에 담게 된다. 특히 이탈리아 군의 사령관이 주인공의 공개 교수형에 목줄에 매달린 주검을 향해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경례를 바침은 시대를 초월해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영화는 식민 지배 아래에서 인간의 존엄과 민족의 자율성이 어떻게 짓밟히고, 또 어떻게 끝내 꺼지지 않는 저항(“내가 죽어서도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는 주인공의 대사)으로 살아남는가를 보여주는 주권의 위대한 서사(敍事)이다. 영화 속 리비아 독립운동가 주인공 오마르(Omar Mukhtar)는 “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승리하거나 죽는다”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단순한 무장 저항의 외침이 아니라, 국가의 진정한 주권은 군사력 이전에 국민의 자존과 자율의식에서 비롯된다는 선언이다. 이 영화를 통
다큐 3일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72시간 동안 사람들의 삶을 따라가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다큐 프로그램인데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실천하는 분들을 본다. 매일 같은 노선의 지하철을 운행하며 승객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위로의 말로 많은 이에게 힘을 주는 기관사부터 평생 시장의 한 자리를 지키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물건과 추억을 파는 상인 등 각 분야에서 소중히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분들을 통해 일상을 소중히 대하고 삶을 마주하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스물 네 시간의 하루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하지만 그 양이 동일하다고 하루의 질이 동일하다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일들을 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생각과 비교에 사로잡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우리는 매 순간 빠르게 흘러가고 비교와 조급함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소중한 일상을 놓치며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저 생각 속에서 허우적 대다가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살다 보면 노년에 내 삶을 되돌아 보았을 때 공허해질 수 있다. 하루를 제대로 살지 못하는데 1년을, 10년을 제대로 사는
매년 5월 15일이 되면 우리는 카네이션과 감사의 편지로 스승의 날을 기념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 교육 현실 속에서는 스승의 날은 더 이상 단순한 ‘은혜의 기념일’로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교사들의 가슴 속에는 할 수만 있으면 피하고 싶은 날로 점차 기억의 색깔을 변색시키고 있다. 여기엔 교권 추락, 학부모와 교사·학교의 갈등, 인공지능(AI)의 확산, 그리고 급격한 사회 변화는 “스승이란 누구인가?”라는 질문 자체를 다시 던지고 있다. 이제 스승의 날은 과거의 권위주의적 사제관계를 미화하는 날이 아니라, 미래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 공동체의 가치를 성찰하는 날로 재구조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배적이다. 스승의 날의 본래 취지는 교권 존중과 교원의 사기 진작이었다. 1963년 청소년적십자(RCY) 학생들이 병중 교사를 위문한 활동에서 시작된 이 기념일은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되며 국가적 행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교사는 존경의 대상이기 이전에 감정노동과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직업군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OECD TALIS 조사에서는 한국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OECD 평균보다 낮고,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