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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1 (수)

‘가능한’ 빨리 오세요? ‘가능한 한’ 빨리 오세요!

‘가능한’ 빨리 오세요? ‘가능한 한’ 빨리 오세요!


'가능하다’라는 말이 의미가 좋아서인지(‘가능하다’ 뜻: 할 수 있거나 될 수 있다.) 일상에서도, 공공언어에서도 참 많이 쓰인다. 그중에서도 ‘되도록, 가능하다면’이라는 뜻을 나타내어야 하는 상황 맥락이 많다 보니 ‘가능한 무엇을 하세요.’나 ‘가능한 한 무엇을 하세요.’ 같은 표현이 눈에 많이 띈다.

 

 

여기에 ‘가능한’이나 ‘가능한 한’을 다 쓸 수 있을까? 답을 말하자면 ‘아니다.’ ‘한’이라는 말이 있고 없고에 차이가 있는데 두 표현이 같을 리가 없다. 여기에서는 ‘가능한 한’을 써야 맞는다. ‘가능한 한’이 맞는데도 ‘한’이 연달아 나와서인지 뒤에 있는 ‘한’을 빼고 ‘가능한’으로 쓰는 경우가 정말 많다.

 

우리는 상당한 시간 동안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안내문을 보아 왔는데이런 글에는 ‘되도록’ 무엇을 하라든가 하지 말라든가 하는 표현이 많이 나오게 되어 있다. 아래에 보인 경우도 그러한데, 이를 예시로 하여 여기에 쓰인 ‘가능한’이 맞는지, ‘가능한 한’이 쓰이는 문맥은 어떤지 살펴보자.

 

 

 

사진에서 ‘가능한’이 쓰인 문구를 옮기면

 

가능한 서로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앉기

가능한 포장 및 배달 주문 등 이용하기

 

가 되는데, 이들 문구에서 ‘가능한’은 ‘되도록, 가능하면’으로 바꾸어 쓸 수 있다. 이는 곧 ‘가능한’이 아니라 ‘가능한 한’으로 써야 맞는 문맥이라는 뜻이다. 사진에 있는 그대로 ‘가능한 서로’나 ‘가능한 포장’은 ‘서로가 가능하다’(?), ‘포장이 가능하다’(?)라는 뜻을 지닌 것이 되는데, 여기에서는 그런 뜻을 나타내지 않는다.

 

‘가능한’ 뒤에 이어지는 ‘한’은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주로 ‘‒ㄴ/‒는 한’ 구성으로 쓰인다. 그러니까 ‘가능한 조건에서’라는 뜻이라면 ‘가능한’ 뒤에 ‘한’이 오는 ‘가능한 한’으로 표현해야 한다. ‘문제가 없는 한’, ‘내 힘이 닿는 한’에도 ‘조건’의 뜻을 나타내는 ‘한’이 쓰였다.

 

혹시 지금 당장은 그동안 써 온 습관 때문에 ‘한’이라는 말이 연달아 나오는 ‘가능한 한’이 어색하게 느껴질지라도 앞으로는 ‘한’을 챙겨서 넣어 쓰자. 그래야 어정쩡하지 않고 문법에 맞는, 격에 맞는 표현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꼭 ‘가능한 한’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되도록’이나 ‘가능하면’을 쓸 수도 있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가능한 한 서로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앉기

되도록 서로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앉기

가능하면 서로 마주 보지 않고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앉기

 

가능한 한 포장 및 배달 주문 등(을) 이용하기

되도록 포장 및 배달 주문 등(을) 이용하기

가능하면 포장 및 배달 주문 등(을) 이용하기

 

그럼 이제 ‘가능한 빨리 오세요!’가 아니라 어떻게?

그렇다. ‘우리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가능한 한 빨리 오세요!’, ‘우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되도록 빨리 오세요.’이다!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