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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6 (목)

연말연시(年末年始) 이렇게 인사하세요!

‘연말연시(年末年始)’는 ‘한 해의 마지막 때와 새해의 첫머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연말’과 ‘연시’는 사뭇 다른 느낌인데도, 이 둘이 묶여 ‘연말연시’라는 하나의 단어가 되었다. 이는 김소월 시인이 <산유화>에서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고 진다고 말했듯, 순환하는 섭리처럼 우리 한 해의 삶도 끝이 곧 시작인 하나의 고리와도 같기 때문일 것이다. ‘연말’에는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게 되고, ‘연시’에는 펼쳐질 한 해를 조망하게 되어 우리의 시선이 반대인 것 같지만, 결국 하나의 우리 삶으로 묶여 있다.

 

 

연말연시에는 감성이 풍부해진다. ‘연말(年末) 감성’은 보람일 수도 있고, 슬픔이나 그리움일 수도, 후회일 수도 있다. ‘연시(年始) 감성’은 누구에게나 희망이고, 까닭 모를, 아니 아직은 까닭을 말하지 않아도 되는 소망일 수도 있고, 한껏 충만한 힘이다. 이러한 감성 속에 마무리와 시작이 이어지다 보니 연말연시에는 인사말을 건넬 기회도 많고, 누군가에게 인사를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연말연시에 하는 인사말도 정해져 있을까? 우리가 흔히 듣고 하게 되는 인사말이 있으니 무언가 정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어 예절 자료의 ‘특정한 때의 인사말-연말연시’*를 살펴보면, 송년 인사는 표준화된 말이 없음이 특징이라고 한다. 상대방에 대한 고마움의 뜻과 한 해 동안 애쓰며 살아온 것에 감사하는 뜻을 포함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방에게 한 해 동안 있었던 기쁜 일과 슬픈 일에 대해 기쁨과 위로의 말을 하면 된다.

 

‘한 해 동안 보살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한 해 동안 수고하셨습니다.’는 송년 인사의 좋은 예이다. ‘한 해 동안 보살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감사했습니다.’처럼 과거형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고마움이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때에는 ‘고맙습니다’ 같은 현재형이 더 정감 있어서 좋고, ‘수고하다’라는 말은 앞선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윗사람에게 쓰기보다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국립국어원 누리집 자료-연구 조사 자료-연구 보고서

 

연말(年末)에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헤어질 때, 올해나 정초(正初)*에 다시 만날 기약이 있든 없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새해 인사를 한다. 이는 직장, 학교, 이웃 등 누구에게나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인사말로, 신년 인사의 정형으로 굳어졌다. 물론 대화 상대에 따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게.’,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등과 같이 인사할 수 있다.

*정초(正初): 정월의 초승 또는 그해의 맨 처음

 

연시(年始)에는 설날을 맞이하게 되니 세배에 대하여도 알아보자. 세배할 때 절을 하겠다는 의사 표시로 어른에게 으레 ‘절 받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말을 하기보다는 어른이 앉아 계신다면 말없이 그냥 절을 하는 것이 공손하다. 다만, 나이 차가 많지 않은 어른이 절 받기를 사양할 때에는, 권하는 의미로 ‘절 받으세요.’나 ‘앉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세배는 원칙적으로 절하는 자체가 인사이기 때문에 어른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같은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절을 하고 나서 어른들의 덕담이 있기를 기다리는 것이 우리나라의 전통 예절이다.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전하는 덕담은 ‘소원 성취하게.’ 같은 표현이 정형이라 할 만하다. 이 밖에도 상대방의 처지에 맞는 덕담을 할 수 있다.

 

한편, 절을 한 뒤 어른의 덕담이 곧이어 나오지 않을 때나 덕담이 있은 뒤에 어른께 말로 인사할 수 있다. 절을 받는 상대방은 대개 나이가 좀 있는 윗사람이고,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건강을 비는 인사말을 많이 하는데 건강 인사가 꼭 좋은 것도,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너무 건강에 초점을 맞추어 인사하면 오히려 듣는 이에게 ‘내가 벌써 건강을 걱정해야 할 만큼 늙었나.’ 하는 느낌을 들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특히 ‘만수무강하십시오.’나 ‘오래오래 사세요.’ 같은 인사말은 인사하는 사람의 마음과는 달리 어른에게 서글픔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고 하니 염두에 두자. 윗사람의 처지에 맞게, 이를테면 ‘올해는 두루두루 여행 많이 다니세요.’ 나 ‘올해는 새로 시작하신 운동 더욱 즐겁게 하세요.’ 같은 기원을 담은 인사말을 할 수 있다. 윗사람이 평소에 하고 싶어 했던 일이나 좋아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인사하면 된다.

 

2024년 올 한 해가 어떠하였든 현재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든,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한 해도 힘차게 살아갈 우리에게 서로 마음을 담은 따듯한 인사말을 건네는 연말연시를 보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교육신문 독자 여러분,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계획하고 소원하시는 모든 일들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