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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금)

리키마루 사치코 교수의 행복 씨앗

나다운 삶의 의미

 

 

일본 영화 “PLAN 75”를 보았다.

 

75세 이상의 성인이 스스로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 시행된 가까운 미래 일본을 무대로 자기 삶의 행방에 고민하는 고령자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뉴욕의 미술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하야카와 치에 감독은 2008년 일본으로 귀국했다. 당시 일본에 자기 책임론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풍조가 해마다 심해져 살기 힘들다고 느끼던 차에 2016년 일본 사가미하라에 있던 장애인 시설에서 간호하던 남성이 시설 안에 서 살고 있던 장애인들을 죽인 사건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사회에 만연한 비관용적 분위기에 대한 분노'가 창작의 동기가 되었다고 하며, '가치 있는 생명'과 '가치 없는 생명'이라는 구별으로 인해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사회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영화로 물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75세 이상의 노인이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는 설정이다. 이런 일은 영화의 세계이기 때문에 허용되는 것이지, 아무리 초고령화 사회가 되었다고 해도 실제로는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산다는 것은 어떤 뜻인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는 흔히 자기답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자기답게 산다는 것은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 개념은 자기계발과 관련하여 우리가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할 태도로 종종 말한다.

 

다만, 나답게 산다는 것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나답게 죽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나답게 죽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 아닐까.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자아실현을 할 것인지라는 관점에서만 내 인생의 방향을 생각했다. 그러므로 매일 최대한 유익하게 인생을 살려고 노력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왔다.  

 

이렇게 생각한 계기는 다이어 박사님의 저서 “인생의 태도"를 읽었을 때 얻은 깨달음이다. 박사님은 책 안에 매일 새로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을 추천했다. 이 구절을 통해 나는 생각했다. 매일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하면 그 전에 죽어야 한다. 삶을 계속하면서 다시 태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일 죽어야 한다면하루하루가 인생의 마지막 날이다. 만약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모두가 죽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려고 노력할 것 같다. 하지 못했다고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죽지 않고 삶은 계속되지만 이렇게 비유적으로 매일 죽는 것처럼 살아간다면 후회하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믿고 지금까지 왔다. 이 생각은 후회 없는 삶이라는 측면에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한듯이 어떻게 사는지라는 질문은 어떻게 죽는지라는 질문의 뒷면이다. 물론 영화처럼 안락사까지 인정하는 정책을 긍정하지 않는다. 자기다운 삶은 살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