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길을 가고 있는가?
“나는 내 길을 가고 있는가? 누군가의 길을 무작정 따라가고 있는 건 아닐까?”
가파른 산길을 오른 지 얼마나 되었을까? 뜬금없는 질문이 헉헉거리며 내뱉는 거친 숨과 함께 불쑥 올라온다.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고, 서늘한 겨울바람이 한 번쯤 지나가 주길 바라게 된다. 내 곁을 바람이 지날 때면, 후끈 달아오른 열기가 싸늘하게 식어가는 느낌을 온몸으로 즐기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제대로 즐기지 못 할지도 모른다.
낯설지도 새롭지도 않은 질문이다. 어떤 일이든 정말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인가를 생각해 볼 때가 있다. 혹시나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 휘둘리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내가 아닌 타인의 무대에서 판을 펼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자기계발 열풍이 수면 위로 올라와 그 어느 때보다 SNS를 뜨겁게 달구며 많은 사람을 흡수하던 몇 년 전부터 이런 질문은 함께했다. 이 시기에 각종 대형 커뮤니티가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번지며 영향력을 키우고 항해를 시작한다. 누군가는 배움의 호기심으로, 누군가는 성장과 성공에 대한 목마름으로 그 배에 올라탔고, 나 또한 신세계를 만난 탐험가처럼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발을 들여놓는다. 그 안에는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설렘과 기대가 있었으리라.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한때 호기심으로, 목마름으로 올라탔던 배에서 미련 없이 대부분 내렸다. 물론 어느 곳에서나 그 울타리 안에서 성공한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내가 그 사람이 못되었기에 하는 말이라고 한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판단은 언제나 자신의 몫이니까 말이다.
온·오프 상의 어떤 한 커뮤니티나 공동체가 가진 문제라기보다 그 안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원인이었을 것이다. 분명 스스로가 선택해서 들어갔고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남는 것은 내가 소모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헛헛함이었다. 그건 내 길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길에 고민 없이 편승하려고 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앞서간 이가 말하는 배움과 성장의 길과 법칙들을 의심 없이 따라 하려던 안일함으로 말이다.
“타인의 성공은 따라 할 만한 본보기가 될 수 없다. 진짜 성공은 용감히 규칙을 깨뜨리고 자신의 길을 찾은 사람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이의 발뒤꿈치만 좇는 사람은 지는 해를 붙잡으려고 영원히 발버둥 치는 운명에 갇히고 말 것이다. 성공의 표준, 그것은 신기루다.” - 트랜서핑의 비밀, 바딤 젤란드
“조금 느려도 우리가 가는 길이 맞는 것 같아. 우리 잘하고 있어.”라며 말해주는 지인의 말은 언제나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어쩌면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느리고 답답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 길을 가고 있음을 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했고 책임을 지고 있으며 충분히 즐기며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데도 잊지 않고 내게 질문을 던지는 것은 언제든 쉬운 길로, 나도 모르게 흔들리고 있을지 모르는 내 마음을 살피기 위해서다.
이 순간 나는 어떤 길 위에 서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 생각하고 그저 경계 없이 앞만 바라보고 가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문득 자신이 올라서 있는 곳을 돌아보고 싶어지고, 마음 한 자락에서 의구심이 인다면 그 자리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타인의 방법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만의 길을 가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말이다. 마음 깊은 곳, 아니 가슴 깊은 곳에서 그 답을 줄 것이다.
김연희 작가는
글 쓰는 순간이 행복해서 계속 씁니다. 마음과 영혼을 이어주는 글을 통해 의식 성장을 하며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가로 살아갑니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치유글약방> 2023, <성장글쓰기> 2024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