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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수)

[김종춘교수의 삶과 지혜]

한단학보(邯鄲學步)의 교훈을 기억하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2024년 갑진년 한해도 벌써 40여일이 지났다. 올 한해를 계획하면서 많은 아이디어와 wish to do list를 작성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계획만 무성할 뿐 실제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좌절의 쓴맛까지를 맛보게 된다.

 

장자에 나오는 한단학보(邯鄲學步)의 교훈을 소개하고자 한다. 춘추전국시대 연나라 수릉이란 곳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그저 보통의 평범한 소년이었는데, 매사에 자신감이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일을 할 때 열정이 작아지고 결과는 그로인한 뻔한 것이다. 걷는 것 역시 꾸부정하고 자신감 없이 걸어 다니는 이 소년에게 주변에서 조언을 해 주었다. '한단'이라고 하는 번화한 곳에 가서 걸음걸이를 배워오라는 것이다. 소년은 조언을 따라 '한단' 읍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관찰과 모방을 하였다. 즉, 열심히 사람들을 보면서 걸음걸이를 배웠다. 어린아이의 깡충깡충 걸음을 보면 그것을 따라하고, 노인의 중후한 걸음을 보면 흉내 내고, 여자의 걸음을 보면 그렇게 살랑살랑 걷는 것을 배웠다.

 

 

15일이 지난 후에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 이 소년은 황당하게도 그 어느 걸음걸이도 배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원래 자신의 걸음걸이마저도 망각하여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골프에 입문한 연습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곤한다. 한명의 지정 코치 지도하에 배우기도 하지만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직간접적으로 여러 채널의 정보를 받고 혼자 연습을 이렇게 저렇게 해 보다가가 결국 혼선만 가중되고 제대로 된 훈련과 습득을 못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23년 작년에 이루지 못한 것이라 하여 올해 성취해 보고자 노력을 하는 것은 좋지만, 자칫 이것저것 기웃거리다 나의 본질까지 훼손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 단순히 남을 모방하는 수준으로 일을 추진하다 보면 결국 나의 정체성이 없어지기 마련이다.

 

나를 배우는 자는 살 것이요, 나를 흉내 내는 자는 죽을 것이다.”라고 청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중국에서 활동한 유명한 화가 치바이스가 제자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스승의 그림과 화풍을 모방만 하여 의기양양하던 제자에게 던진 스승의 일침이었던 것이다. 모방은 최초의  학습 형식이고, 창조로 가는 첫걸음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 까지 배울 능력과 안목을 갖출 필요가 있다.

 

 

올해는 이것 저것, 여기 저기 아울러 다니다가 정말 핵심적인 것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모방'의 수준 이상으로 나를 '승화' 시키는 내공을 갖춘 능력을 키워 보도록 하자.

 

'한단학보'의 실수를 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