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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목)

유은지 작가 에세이

당신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더운 여름. 뜨거운 열기에 숨이 턱 막히는 공간에 들어가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에어컨 전원 버튼을 누른다.

 

“윙~”

 

에어컨은 기다렸다는 듯이 날개를 펼치며 차가운 바람을 뿜어낼 준비를 한다. 더위에 다급해진 마음은 좀 더 낮은 온도를 외치며, 최대한 숫자를 낮춘다. 공간의 열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져 사라지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차가워진 온도가 지속되다 보면, 또 다른 마음이 올라온다.

‘추운데.. 온도를 올려야 하나..’ 차가운 바람이 살결에 닿으면 더위에 힘들던 순간은 잊고, 이제는 차가운 온도에 적응이 힘들어 투덜거린다.

 

너무 더울 때는 시원해지기만 하면 좋을 거야 하는 마음이 앞섰다가, 시원한 나머지 추위가 몰려올 때는 다시 좀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마음은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며 변한다. 이래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에어컨 온도를 찾기가 힘든가 보다.


행복 심리학의 선구자라고 알려진 에드 디너(Ed Diener)는 ‘행복은 도달해야 할 상태가 아니라 여행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는 저서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에서는 모나리자의 미소에는 기쁨 83%, 슬픔 17%가 섞여 있다고 하며, 우리의 삶도 기쁨과 슬픔이 적정한 수준으로 조화를 이룰 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웃지만 웃지 않는 것 같은 모나리자의 미소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미소가 담긴 진짜 의미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았듯, 에드 디너의 말처럼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를 통해 즐거움과 슬픔 등의 감정을 복합적으로 나타내려 했던 건 아닐까.

 

‘나를 힘들게 하는 스트레스 상황만 없다면 행복할 거야.’

우리의 마음은 스트레스 상황이 사라지면 원하던 행복한 순간이 올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돌이켜 보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행복감이 더 컸고, 지나친 목표, 행복을 추구했던 때보다, 일상에서 느끼는 즐거움의 빈도가 많을 때, 행복감을 자주 느끼는듯 하다.

 

나에게 적절한 행복. 나에게 맞는 행복은 남들의 기준과는 다를 수 있다.


 

나 역시, 어려운 순간을 극복하며 얻는 행복감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속 소진하며 삶을 살기보다, 때로는 산책이나 여행 등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을 때, ‘그래. 삶은 이런 거야.’ 했었다. 힘듦과 즐거움이 공존할 때, 삶이 더 의미 있게 보였다.

 

적정한 에어컨 온도를 찾는 것은 껐다. 켰다를 반복하기보다, 에어컨 절세법을 따라보아도 좋을 것 같다. 처음 작동 시에는 온도를 최대한 낮게, 바람은 강풍으로 하다가 희망온도에 도달하면 그 이후부터 풍향을 약하게 설정하여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어쩌면, 행복한 삶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삶에서 너무 지나치게 덜어내기 보다. 그리고 너무 채우려 하기보다, 자신만의 적정한 삶의 온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행복은 모든 순간이 완벽해야만 찾아오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좋음과 나쁨. 그 사이 어디쯤일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유은지 작가는

10년이상 개인의 커리어와 마음의 성장을돕는 상담사로 일하며,결국 글쓰기가 삶의 열쇠임을 알게된 뒤로 글을 쓰고있습니다. 자기다움을 추구하며 삶을 소소한 일상을 공유합니다.

 

[저서] 마음에 길을 묻다. 치유글약방. 성장글쓰기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