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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1 (화)

사람에게는 ‘로서’, 사물에는 ‘로써’를 쓴다는 생각을 지우면, 잘 쓸 수 있어요

사람에게는 ‘로서’, 사물에는 ‘로써’를 쓴다는 생각을 지우면, 잘 쓸 수 있어요


맞춤법과 문법에 맞는 표기, 표현을 통달(洞達)한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든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일은 어쩌면 어떤 언어 사용자에게든 가능하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말과 글을 잘 써 보겠다는 마음가짐, 그에 따른 행동(노력)만 있어도 최선의 경지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올초 어느 대학교의 대학생, 대학원생 대상으로 맞춤법, 문법 강의를 했다. 그 학교의 이름을 생각하면, 그 학생들은 맞춤법, 문법 지식을, 그것도 꽤 높은 수준으로 갖추고 있으리라 예상되는 경우였다. 그런데 요구 사항을 미리 파악해 두면 강의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실시한 사전 조사의 결과를 전달받고는 적이 놀랐다. 강사인 나에게 묻고 요청하는 내용들 중에서 많은 분량이, 맞춤법과 문법에 맞게 잘 쓰고 싶다는 열망, 그 열망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끊임없이 우리 말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그러한 태도는 강의를 준비하는 나를 분발시키기에 충분했다.

 

오늘 ‘우리 말글 잘 써 보기’의 하나로서, 한글 맞춤법 제57항에서 다룬 ‘구별하여 적는 말’을 살펴보자. 이 규정에서는 ‘걷잡다/겉잡다’, ‘부치다/붙이다’, ‘하노라고/하느라고’ 같은, 한 번쯤 헷갈렸을 만한 표현들을 설명해 놓았다. 여기에는 조사 ‘(으)로서’와 ‘(으)로써’도 있는데, 이들 조사는 많이 쓰이는 만큼 헷갈리는 경험도 많이 하게 되는 말이다. 흔히 쓰이지만 찾아보고 확인해 보고 하지 않았다면 즉, ‘잘’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어렴풋한 대상일 수 있다.

 

‘로서’와 ‘로써’를 잘 쓰는 방법의 첫걸음은, 사람에게는 ‘로서’를 쓰고 사물에는 ‘로써’를 쓴다는 오해를 지우는 것이다. 아마도 ‘로서’가 ‘교사로서, 부모로서, 친구로서’처럼 많이 쓰이니까 그런 오해가 자리 잡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이든 사물이든 수단이 될 수도 있고, 지위를 지닐 수도 있으니, 사람이냐 사물이냐가 아니라 지위냐 수단이냐에 따라 ‘로서’ 또는 ‘로써’를 써야 한다. 아래 ㉠과 ㉡에 ‘으로서’와 ‘으로써’ 중 무엇이 들어가야 할까?

 

공교육은 국가가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제도권 내 교육( ㉠ ),

이러한 공교육( ㉡ )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위 문장은 ‘공교육’에 대한 내용인데, ‘공교육’은 교육의 하나로서 지위를 지니기도 하고, 또한 어떤 일을 이루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첫째 줄은 ‘국가가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제도권 내 교육’이 ‘공교육’이라는, ‘공교육’의 지위를 기술하므로 ㉠에는 ‘으로서’가 들어간다.

한편, 둘째 줄은 공교육이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뜻을 나타내므로 ㉡에는 ‘으로써’를 쓴다.

 

‘교육, 공교육’은 사람이 아니니까 ‘으로서’가 아니라 ‘으로써’를 써야지 하고 생각한다면, 바른 선택을 할 수가 없다. ‘무엇은 무엇이다.’로 바꿀 수 있으면 ‘로서’를 쓰고, ‘무엇을 통해 무엇을 한다.’로 바꿀 수 있으면 ‘로써’를 쓴다는 점을 알아 두면 바른 선택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아래 예들로 확인해 보자.

 

(1)

공교육은 국가가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제도권 내 교육이다.

                                                                            ⇩

공교육은 국가가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제도권 내 교육으로서,

공교육을 통해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공교육으로써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

‘가치관 경영’은 기업 활동 경영 기법이다. 임직원 모두가 기업의 비전, 목표, 가치 등에 관하여 동일한 가치관을 공유한다.

                                                    ⇩

‘가치관 경영’은 기업 활동 경영 기법으로서, 임직원 모두가 기업의 비전, 목표, 가치 등에 관하여 동일한 가치관을 공유한다.

 

(3)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자.

    ⇩

대화로써 갈등을 해결하자.

 

(4)

‘행정 규칙’은 행정 주체가 정한 일반적인 규정으로서, 법규의 성질을 지니지 않는 규칙이다.

                    ⇧

‘행정 규칙’의 ‘지위’를 기술하는 문맥임

 

(5)

한 나라의 법률로써 자주적으로 세율이나 과세 품목을 정하고 변경할 수 있는 관세를 ‘국정 관세’라고 한다.

                                            ⇧

세율이나 과세 품목을 자주적으로 정하고 변경할 수 있는 ‘수단’이 ‘법률’이라는 점을 기술하는 문맥임

 

 

‘(으)로서’와 ‘(으)로써’에 관한 한, 이제부터 다른 것은 생각지 말고,

지위를 나타내는 데에는 ‘(으)로서’,

수단을 나타내는 데에는 ‘(으)로써’를 쓴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문맥에 맞는 조사를 선택함으로써 우리 말글을 잘 쓰는 언중으로서 최선의 경지를 향해 가는 뿌듯함을 누려 보자.

 

 

 

1. 교육방송[EBS] 비즈니스 리뷰 '한 번 배워 평생 쓰는 비즈니스 언어' 

 

 

2. 교육방송[EBS] 평생학교 '품격 있는 문장 수업'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