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은 단순히 새로운 산물을 창출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필자의 관점에서 혁신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여 사회, 시장, 그리고 조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유도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다시 말해, 창의성을 실행으로 전환하여 가치를 창출하거나 기존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혁신의 본질이다.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비전과 전략적 사고, 도전 정신과 실행력을 갖춘 인재가 필수적이며, 또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자본과 연구 인프라 등 혁신 생태계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같은 먼 나라의 창업가들을 먼저 떠올린다. 이들은 혁신이 가능한 풍부한 사회·경제적 인프라 속에서 성장했다. 특히 IT 혁명을 이끌었던 스티브 잡스가 활동하던 시기의 실리콘 밸리는 대학과 연구소, 벤처 자본, 자유로운 창업 문화가 결합한 독특한 혁신 생태계를 갖추고 있었다. 스탠퍼드와 UC 버클리 같은 명문 대학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창업에 뛰어들었고, 모험적인 벤처 자본이 이들을 지원했다. 특히 복사기로 유명한 제록스(Xerox)의 PARC 연구소는 그래픽 사용자 인
내가 반려인에게 가장 자주 하는 처방이 있다. 약이 아니다. 매일 산책시키세요. 매일 놀아주세요. 첫 책에도 이건 보호자의 의무라고 적었다. 보호자들은 대체로 수긍한다. 그 시간이 없으면 개는 병이 난다는 걸 아니까. 그 보호자가 집에 돌아가 아이의 한 주를 짠다. 거기서 제일 먼저 지워지는 칸이 방금 그 칸이다. 몸을 쓰고, 뛰고, 친구와 부딪치는 시간. 개에게는 의무였던 것이 아이에게는 선택이 된다. 지난해 이런 글을 남긴 적이 있다. "행복하려면 3가지를 챙기세요.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의 ‘자기결정성 이론’에서 가져온 말이다. 내가 정해서 한다는 감각, 내가 잘하고 있다는 감각,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감각. 두 사람이 사십 년 넘게 확인한 건 이 셋이 취향이 아니라 욕구라는 것이다. 잠이나 끼니처럼, 하나가 비면 나머지 둘로 메워지지 않는다. 그때는 마흔 넘은 나 자신에게 한 말이었다. 요즘은 자꾸 아이들 쪽으로 돌려 읽게 된다. 어른이 돈과 시간을 쓰는 쪽은 셋 중 하나뿐이다. 유능성이다. 부모가 인색해서가 아니다. 학원은 얼마를 들여 몇 점이 올랐는지 셀 수 있지만, 아이가 스스로 고른 시간과 친구와
교원임용시험은 능력 있는 교사를 선발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핵심 행정 제도이다. 1991년 도입 이래 사회 변화에 발맞추어 개편을 거듭해 왔으나, 오늘날 초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파고를 맞이하고 있다. 2022년도 신규 채용 규모 축소로 인해 임용시험 합격률은 48%대로 떨어졌고, 이는 2013년 이후 처음 목도한 '합격률 50% 선 붕괴'였다. 교사 수급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지금, 임용시험 제도의 허점과 양성 현장의 왜곡을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 ■ 선발 도구로서의 기능 상실: '진짜 교사'를 탈락시키는 주입식 암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은 창의성 융합, 학생 공감, 다채로운 교육적 아이디어 발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교사를 선발하는 임용시험은 이와 철저히 괴리된 주입식·암기식 평가에 머물러 있다. 현장 교사들과 예비 교사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성취기준과 교육과정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는 시험'이라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시험의 '예측 불가능한 변수성'이다. 출제 경향이 매년 유동적이고 방대한 범위 탓에 수험생들은 노력에 비례한 결과를 보장받지 못한 채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린다. 결
정조 때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낸 정홍순(1720숙종 46~1784정조 8)이라는 훌륭한 재상이 있었다. 그가 호조판서로 있을 때 수하에 김 모라는 착실한 젊은이가 있었는데 늘 꾀죄죄하게 가난을 못 벗어나고 있어 하루는 홍순이 물었다. “자네는 나라에서 주는 봉록으로 살림이 펴지지 않는가?” “아니올시다. 봉록은 넉넉하오나 군식구가 20여 명이라 도무지 헤어날 수가 없습니다.” “자네네 식구는 몇인가?” “여섯 명이올시다.” “그럼 군식구들을 다 쫓아 보내게” “저를 의지하고 있는 가난한 친척들이라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해직일세. 내일부터 나오지 말게.” 이렇게 김 모는 어이없이 해직을 당하고 말았다. 그 후 일 년 뒤, 정홍순은 사람을 보네 김 모를 불렀더니 그는 더 초라한 모습으로 호조에 나타났다. “아직도 군식구를 먹이는가?” “아니올시다. 제가 해직 당하자 하나 둘 다 제 발로 가고 지금은 제 식구 여섯뿐입니다.” “하하 그것 참 잘되었네. 내일부터 다시 호조에 나와 일을 보게. 하도 딱해서 자네 대신 군식구를 쫓아 준 걸세. 섭섭하게 생각 말게. 여기 일 년 치를 모아둔 봉록이 있으니 가져가게. 실은 자네를 해직시킨 게
[대한민국교육신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31일 전남대학교 대회의실에서 지역에 필요한 반도체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반도체산업 인재양성 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협력회의에는 민형배 통합특별시장, 김대중 통합특별시 교육감을 비롯해 교육부, 전남대학교·GIST(광주과학기술원)·KENTECH(한전공대)·조선대학교·호남대학교·광주대학교·조선이공대학교·국립목포대학교·국립순천대학교·한국폴리텍V대학 등 지역 대학, 앰코·LG 이노텍 등 지역 기업 관계자 및 반도체 분야 전문가 5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서남권 반도체 투자 확대에 대응해 지·산·학 협력 기반의 지속가능한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기업이 요구하는 반도체 핵심인재 ▲대학의 역할과 추진전략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 인재양성 추진 현황 등을 공유하고 지역 맞춤형 인재양성 체계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생산현장에 필요한 실무인력을 지역에서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내 팹 4기 운영에 필요한 직접 생산인력은 2030년까지 약 2만3000명으로 예측되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역
[대한민국교육신문] 경기도교육청이 2026년 정기 3차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신설학교 6교 설립 사업이 모두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심사를 통과한 사업은 ▲광주 광주2고(가칭) ▲하남 교산3고(가칭) ▲부천 역곡1초(가칭), 대장특수(가칭) ▲안산 안산신길1초(가칭) ▲고양 방송영상밸리초(가칭) 총 6건으로, 개발지구 내 공동주택 입주에 따른 학생 수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광주2고 신설로 광주지역 고등학교 과밀 해소와 주택개발사업에 따른 학생 배치 기반이 마련됐다. 교산3고는 3기 신도시 하남교산지구 내 최초 고등학교로, 신도시 학생들의 안정적인 교육여건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부천 역곡‧안산 안산신길2‧고양 방송영상밸리 지구의 초등학교 설립도 모두 심사를 통과하면서 개발지구 학생들의 안정적인 배치와 통학 여건이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에는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해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특수교육 여건을 한층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장특수학교는 유‧초‧중‧고와 전공과를 갖춘 통합 교육과정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이번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죽은 자가 산 자를 가르친다(Mortui vivos docent).” 이 말은 수많은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실 입구에 정초(定礎)처럼 새겨진 라틴어 명언이다. 이는 의학이라는 학문이 삶을 위대한 마지막 수업으로 장식한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진 탑임을 침묵으로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우리는 이 오래된 명언이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한 인간의 삶 전체를 통해 온전히 실현되는 숭고한 광경을 목격했다. 향년 76세로 별세한 김종중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의 이야기다. 43년간 해부학자로서 단상에 서며 제자들을 양성하고 지역사회에서 시신 기증 운동을 이끌어온 그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마저 온전히 제자들에게 맡겼다. “평생 해부학을 가르쳐 왔으니, 죽어서도 제자의 실습을 돕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유언과 함께 자신이 한평생 몸담았던 의대 실습실의 해부용 시신(카다바·Cadaver)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의 기증은 단순한 신체 기증을 넘어선다. 그것은 삶과 죽음, 이론과 실천, 그리고 가르침과 배움의 경계를 완전히 허무는 ‘마지막 수사학’이자, 오늘날 교육이 상실해 버린 진정한 교육자적 엄숙함과 영혼을 일깨우는 강력한 메시지다. 세상의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