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인턴을 그만두고 회사원이 되었나 나는 고등학생 때 내 진로를 스스로 정했다. 수의사였다. 내 천직일 거라 생각했고 확신했다. 열심히 준비해서 운 좋게 수의대에 입학했고, 졸업 후 동물병원 인턴으로 취직했다. 자신만만하게 들어간 병원, 앞으로 탄탄대로일 것 같은 내 길. 현실은 달랐다. 매일 원장님에게 꾸중 받기 일쑤였다. 비수의사인 직원보다 일 처리가 늦고 미숙했다. 서투르고 실수투성이였다. 예컨대 검사를 위한 보정을 잘하지 못해 반려동물이 움직여 검사가 지체되기도 했고, 약을 각 포마다 고르게 배분하지 못하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나름 공부도 열심히 했고 자신감도 있었던 터라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되나, 내가 고작 이 정도였나. 자괴감과 수치심마저 들었다.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져 지하까지 뚫고 내려갔다. 급기야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천직은 무슨,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난 이 일에 소질도 재능도 없구나. 결국 1년도 채 안 되어 병원을 그만뒀다. 그렇게 나는 어느 제약회사의 회사원이 되었다. 그런데 회사원의 삶은 내 길이었을까? 그것도 아니었다. 나름 안정적이긴 했지만 여전히 '이게 정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일까?'라는
다들 질문이 중요하다고 한다. 왜 그럴까? 얼핏 보면 이상하다. 답을 찾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닌가.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는 게 더 필요한 거 아닌가. 예전엔 맞았고 지금은 틀렸다. 예전엔 주어진 문제에 답만 잘 찾으면 성공하고 출세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시대가 바뀌었다. 답은 인공지능이 더 잘 찾는다. 사람보다 몇백 배는 더 빨리 찾는다. 정답 찾기를 인공지능과 경쟁해서는 백전백패라는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가 살던 20세기보다, AI가 답을 독점한 지금 이 말은 훨씬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럼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나. 질문을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 기존에 있던 질문을 다르게 봐야 한다. 비틀어보고 뒤집어보고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봐야 한다. A분야의 질문을 그 분야에 한정짓지 말고, 전혀 다른 B분야의 렌즈로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값을 얻는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새롭고 낯선 것을 연결하고 조합하는 것, 그게 창의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언제나 질문이다. 질문에는 나쁜 질문이 없다. 다만 질문의 깊이와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