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숙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신임회장, 중등교육현장의 혁신을!
안녕하십니까? 올해 7월에 한국중등교장협의회 회장에 취임한 최은숙입니다. 2018년도에 교장으로 부임하여 현재 (울산)성광여자고등학교에 재직 중입니다. 크고 귀한 직임에 부름을 받아 막중한 부담과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겸허하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직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많은 지지와 격려 부탁드립니다.
1.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중등교장협의회는 64년의 역사를 가진, 현재 총5,660개 중고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협의회체입니다 (중학교 3,279개, 고등학교 2,381개).
1960년 11월, 43명의 교장선생님이 모여 시작된 한국중등교장협의회는 64년 동안 매년 쉬지않고 2차례씩 연수, 올 5월까지 120회 연수를 했습니다, 많게는 전국 3,260명의 교장선생님들이 모일 정도로 활발한 교류활동을 펼쳤습니다. 세미나, 정책간담회 등을 지속해 왔고 2001년에는 세계교장협회 총회를 아시아 최초로 주관, 22개국 514명의 해외 교장과 243명의 국내교장 참가했습니다. 꾸준한 학술활동과 교육정책토론회, 중요한 교육현안들을 함께 모여 연구해왔고, 현재 유관기관과 함께 전국청소년자원봉사대회, 미래교육박람회를 주최하는 등, 의미 있는 교육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교장선생님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단체입니다.
2.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최초의 여성 회장으로 부름을 받았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나요?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리더 문화가 여전히 보수적인 부분이 있지만 교장선생님들의 의식은 열려있어 여성으로선 후보자도 처음이었고 첫 당선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성교육자, 여성교육관리자의 수를 생각하면 매우 자연스러운 결과라 생각됩니다. 지금은 소통과 공감, 협업이 중요한 시대이고, 그 점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 공감능력, 부드러움이라는 장점이 필요한 시간표가 되었다 생각됩니다.
3. 현재 한국 중등교육의 현실적인 문제와 도전 과제가 있다면 어떤것일까요? 해결 방안도 함께 말씀해 주세요.
지금 교육현장은 마음건강증진법이 제정될 정도로 학생들의 자살, 자해, 공항장애, 우울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문제는 복합적으로 많은 것과 연결되어 있지만 제도가 아닌 원래의 교육목표와 방향에서 답을 찾아야합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교육현장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쟁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원인을 생각해보면 객관식평가는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상대평가는 아이들을 무한경쟁의 굴레에 가둬버립니다. 학교 평가방식은 최종적으로는 대학입시에 영향을 주는 일이라 늘 번번히 공정성, 객관성 확보 측면에서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각도의 치열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선은 대학입학전형이 보다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몇 개의 전형방식이 아닌 학생선발 자율권을 더 확대하여 대학에 부여한다면 선발기준이 다양해지고 필요이상의 과도한 경쟁이 어느정도 완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최근 교육부의 교육정책 기조가 중등 교육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요?
교육부의 최근 주요 정책은 고교학점제와 디지털교과서(AIDT)입니다. 다양한 교과선택권이 주어지고 개별화 교육이 이루어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학기제 운영에 많은 고민이 있습니다. 교사간 기기활용력의 차이도 숙제입니다. 교과가 다양해지는만큼 교사수급 유연성도 필요합니다. 정책이 나올 때마다 구체성과 현장성에서 약간의 괴리가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시스템의 변화가 교육가치의 실현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일선에서 뛰고 있는 리더들의 경험과 지혜를 참고해야 합니다. 우리 교장협의회에서도 자체적인 연수와 간담회 연구회를 진행하지만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논의하는 자리에 보다 활발히 교장선생님들의 지성과 고민에 귀 기울여주시길 교육부에도 건의했습니다.
5. AI와 디지털 기술 기반 교육에 따른 현장 교사와 학생들이 경험하게 될 변화는 어떤 것일까요? 협의회 차원에서의 대응은 어떤가요?
코로나가 온라인 쌍방향 학습의 세계로, 다양한 컴퓨터 툴의 세계를 열어 준 이후, 놀라운 속도로 교육현장에 AI와 다지털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협의회에서는 최근 2년 동안 디지털대전환의 시대에 활용 가능한 AI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미래사회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며 어떻게 대비해야하는지 연수에서 다루었습니다. 또 미래교육박람회를 주최하고, 온라인 연수기관들과 MOU를 맺으며 학교에서 더 적극적으로 배워나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6. 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와 프로그램은 어떤것이 있나요? 추가 지원이 필요하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일년에 두 차례, 협의회가 개최하는 직무연수를 통해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원론적으로 고찰해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매번 연수의 주제는 그 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학교교육의 역할, 교장의 역량에 초첨이 맞춰있습니다.
올 11월27일에 열리는 121차 교장연수의 아젠다는 ‘교육자, 당신이 희망이다’입니다. 지금 교육이 지향해야할 방향 즉 성적표 없는 성적표, 교육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변화하는 학교 커리큘럼 디자인,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모습, 디지털플랫폼시대와 사회적책임 등 매우 중요한 이슈를 다룰 예정입니다. 선택의 다양성이 극대화되고, 교육형태와 내용이 변화하는 갈림길에서 그 어느 때보다 교육자의 신념과 역량이 중요해짐을 느끼고 있어 제임스메디슨대학교 류태호 교수를 비롯 권위자들을 모셨습니다.
매번 연수에 참여하시는 교장선생님들도 한국중등교장협의회 강의수준을 높이 평가해주십니다. 사업성 없는 순수 연구 단체의 성격이다보니 협의회 운영예산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정책토론회 연구회 간담회 등의 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예산지원이 뒷받침되면 좋겠습니다.
7. 학교 폭력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협의회에서의 노력과 방안은 무엇인가요?
내면의 어려움이 외부로 표출되면 학교폭력이 됩니다. 교육은 훼손된 자존감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자존감은 안전감과 자율성 속에서 자랍니다. 학교는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하고, 자율적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만이 아닌, 학생 간, 교사 간, 심지어 학교시스템이 학교 구성원에게 안전감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합니다. 조금만 실수해도 점수가 깎이고 내신등급이 확연히 떨어지는 긴장된 상황 속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서로 은밀히 비난하는 불안한 관계 속에서 자존감이 생길 수 없고 스스로에게 폭력을 가하는 자해나 타인을 향한 폭력, 그것에서 비롯된 불안이 극대화된 공항장애가 줄어들 수 없습니다.
협의회에서도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상담프로그램들과 기관들을 발굴, 연결하고 있고 또 전국청소년자원봉사대회 등을 열어 마음의 힘을 가진 청소년들의 사례를 발굴하여 선한 영향력을 순환시키려하고 있습니다.
8. 교사의 권익 보호와 전문성 신장을 위한 협의회의 주안점은 무엇인가요?
교사들의 어려움을 교장선생님들이 가장 잘 알고 있고, 학교 운영에 필요한 교사의 권한과 권리가 어떻게 지켜져야하는지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기관들에게 계속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전국단위 교과별교사연수도 요청이 들어오면 대학연수원들을 통해 개최하여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도울 생각입니다. 또한 국경없는 교사회도 조직하여 우리의 우수한 교육자 역량을 글로벌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9. 끝으로 임기 중 협의회의 목표와 비전 및 중점 사업 방향을 말씀해 주세요.
한국중등교장협의회의 목표는 학교 현장 CEO로서의 교장의 역할과 권위를 세워나가고, 여러 교육현안들의 현장성 실제성 있는 정책 제안자로서 교육기관들과의 소통에 힘쓰며, 훌륭한 교육자들의 역량을 선순환할 수 있는 플랫폼의 기능을 담당하려고 합니다.
하여 그동안 미뤄왔던 사단법인화를 추진하여 협의회의 공신력을 강화하고 경영의 투명성과 운영의 폭을 넓히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중등교장협의회가 한국 교육정책의 수립과 실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기꺼이 동참하여 한국 교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중등교장협의회
https://kyojang.or.kr/
(대한민국교육신문 이현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