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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월)

[송정화의 스타일 UP]

향기에도 이미지가 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중 후각적인 기억은 시각적인 기억보다 오래 남는다고 한다. 뇌의 감각 신경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데 시각이나 미각, 청각 등의 감각세포들이 모두 그렇다고 한다. 시력을 한 번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후각은 다르다고 한다. 예전 삼성에서 후각관련 연구에서 후각은 가장 복잡하여 신비에 싸여 있는 감각이며 잠실야구장에 10만 개의 탁구공으로 가득 차 있다고 가정할 때, 그 중 빨간 탁구공 하나를 찾아낼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코 위쪽에 자리한 후각세포는 30일을 주기로 끊임없이 재생 되는데 후각 수용체를 통해 냄새에 대한 기억을 저장했다가 유사한 냄새를 맡게 되면 다시 기억을 해낸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예전부터 기업들은 향기 마케팅을 하고 있다.

미국의 '향기와 맛 치료 연구재단'이 1995년 라스베이거스 힐튼호텔 카지노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공기 중에 좋은 향수를 뿌린 다음 손님들의 슬롯머신 베팅 액수를 그전과 비교해본 결과 45퍼센트나 늘었다고 한다. 또 주변에 향수를 뿌린 슬롯머신과 그렇지 않은 슬롯머신을 비교해보니 향수를 뿌린 쪽의 방문객이 30퍼센트 정도 더 오래 머물렀다고 한다.

 

CGV 영화관은 사방이 막혀 있다 보니 고객들이 영화관에 입장하면서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고자 상쾌한 나무 향기를 서비스하였더니 고객들이 만족도가 무척 높아졌다고 한다.

미국 의류 브랜드 ‘아베크롬비&피치’는 매장 입구부터 중독성 있는 특유의 향기를 뿌려 놓아,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나중에 다른 지역 쇼핑센터에 갔을 때에도 이 매장의 존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중 싱가포르 항공사는 후각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 기업이다. 싱가포르 항공사는 자사만의 독특한 향기를 만들기 위해 유명 향수 업체의 도움을 얻어 스테판 플로리안 워터스를 직접 기획, 제작했다.

뜨거운 타월에서부터 기내 승무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사용함으로써 승객들에게 싱가포르항공만의 특별한 기억을 남기는 것이다. 

이처럼 향기도 그 기업의 이미지로 브랜드화 할 수 있다.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이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la recherche du temps perdu》에서 유래하였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마르셀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 향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끌어낸 것처럼 향기가 기억을 만드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프루스트 현상은 과거에 맡았던 특정한 냄새에 자극 받아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분들에게도 어떤 향을 맡으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가? 그 기억은 장소가 될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영화 <라벤더>에 이런 대사가 있다.

“우리 몸에서는 각기 다른 향기가 나죠. 어쩌면 여러분들도 거리를 걷다가 문득

어떤 향기를 맡게 될 때가 있죠? 그 사람의 모습은 잊었어도 향기는 그렇게 기억된답니다. 향기는 추억을 잃지 않기 때문이니까요.”

 

필자는 예전에 어머니에게 “엄마한테는 엄마 냄새가 있어” 라고 했더니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며 엄마한테 냄새 나냐며 웃었던 기억이 있다. 무슨 냄새인지 모르지만 엄마에게서만 나는 엄마의 향이 있었다.

필자의 동생도 나에게 “언니에게서 나는 살 냄새가 있어” 라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이처럼 사람의 몸에는 자신만의 냄새? 향기가 있다.

 

뿐만 아니라 예전 길을 가다 아주 낯익은 향기가 나서 뒤를 돌아봤던 기억이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 향은 예전 사귀었던 남자 친구의 향수 냄새였다. 예전 남자친구는 한 제품의 향수만 줄 곧 사용을 해왔는데 그 향기에 대한 기억으로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던 기억이 있다.

한때 유행했던 CF광고에도 이런 비슷한 스토리가 있었다.

한 여자가 길을 가다 우연히 다른 여자와 스쳐 지나간다. 여자는 이렇게 말한다.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가 난다.”


이처럼 사람에게 나는 향기는 그 사람에 대한 기억과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어떤 향이 나는지 알고 있나?

그런데 문제는 우리 몸에서 좋은 향기도 있지만 불쾌한 냄새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의 스마트빌은 직장인 2,010명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다른 사람의 외모 중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란 설문조사를 펼쳤다.

그 결과 64%가 담배, 과한 향수, 목욕 안 한 듯한 냄새 등 각종 냄새를, 25%가 비듬, 눈꼽 낀 모습 등 청결하지 않은 모습에 거부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처럼 상대방의 냄새로 인해 불쾌감을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냄새에는 머리 냄새, 발 냄새, 겨드랑이 냄새, 입 냄새뿐만이 아니다. 아침에 붐비는 지하철에서 보면 전날 과음한 분의 술 냄새, 담배 냄새, 옷에서 미처 빠지지 않은 고기 냄새 등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힘들었던 분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지인은 아침에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향수 냄새가 진동을 하더라는 것이다. 순간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미간을 찌푸렸다고 한다.

 

필자는 다리가 얇아 보이기 위해 탄력이 좋은 압박스타일의 스타킹을 신는다. 얇아 보이기는 하지만 통풍이 잘 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오래 신고 있으면 발 냄새가 많이 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발부터 씻어야 하고 혹시나 저녁 약속장소가 방이라면 조금 민망할 때가 있어 여유분의 스타킹을 가지고 다닐 때도 있다.

한번은 강의관련 미팅을 하는데 상대편에 앉아있는 강사님에게 입 냄새가 심해 급하게 미팅을 정리하고 일어났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락을 뜸하게 되었다.

 

반면 어떤 분을 만났는데 전체적으로 풍겨 나오는 향이 너무 좋아 어떤 향수 쓰시는지 물어 본적이 있다. 그런데 그분의 대답은 향수를 쓰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냥 샴푸 냄새였던 것이다. 단지 샴푸 냄새라 하더라도 그 분의 이미지가 너무 우아한 느낌으로 달라져 보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누군가 지나갈 때 그 사람의 좋은 향기는 좋은 이미지와 함께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만 불편한 냄새는(지나친 향수도 포함) 오랫동안 나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는데 있어 `첫인상`은 중요하다.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인에 외적인 요소들이 차지하지만 그 첫인상에서 `나만의 향기`도 외모만큼이나 중요하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에는 "향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고, 향기를 지배하는 자는 사람의 마음을 지배할 수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오감 중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다는 후각 깔끔한 옷차림과 더불어 자신만의 좋은 향기는 스타일의 완성과 멋을 준다.

 

나는 향기 나는 사람 VS 나는 냄새 나는 사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