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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7 (월)

류태호 교수, 교육과 기술의 융합 혁신을 선도하다!

안녕하세요? 미국 제임스 메디슨 대학교(James Madison University) 교육공학 교수이자 미래교육학자 류태호 입니다. ‘4차 산업혁명 교육이 희망이다’(2017), ‘성적없는 성적표’(2018), ‘미래의 귀환’(2020), ‘챗GPT활용 AI교육대전환’(2023)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한국역량중심교육연구원 원장직을 겸임하며 한국형 역량중심교육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1. 교수님께서 현재 연구하고 계신 주요분야와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제 주 연구분야는 학생중심교육입니다. 학생을 학습의 주체로 만들기 위한 연구로, 교육용 빅데이터 기반 학습분석학, 역량중심학습, 개인맞춤형학습, 학습동기강화, 수업 및 평가혁신 등 다양한 연구분야에 걸쳐 종합적이고 복합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 재직시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비판적/분석적사고, 창의력, 복합적 의사소통, 협업능력, 디지털 리터러시, 감성능력, 복합문제해결능력, 사고방식 등 8가지 핵심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해 미국을 비롯, 전세계 50여개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핵심역량 측정앱 주소: www.mycorecompetency.org)

 

2. 교수님이 교육자로서 이끌고 있는 연구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미래교육학자로서 제 연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전세계 교육자들에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에 중점해야 하는가에 대한 제시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개발한 온라인 학습 준비도 측정도구 (SOLR: Student Online Learning Readiness)는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독일 등 24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계속해서 사용허가 요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일방적인 수업제공이 아니라 학생을 수업의 중심에 두고자 하는 변화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기에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국내 교육 환경 내에서 학생중심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는 기존 구시대적 경쟁이 아니라 보다 창의적이고 포괄적인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변화된 시대에 적합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변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국내에 출간한 서적과 기고문, 학술논문 등은 국내 교육개혁을 위한 길라잡이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셋째, 제 연구팀이 개발한 핵심역량 측정앱을 통해 학생들이 각자 갖추고 있는 핵심역량에 대해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역량들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해진 답이 없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창의력이나 비판적 사고, 협업이나 의사소통과 같은 역량들을 키워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제 연구는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핵심역량을 확인하고 강화해 나갈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미래 사회를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는데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3.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교육의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4차 산업혁명은 지난 1차부터 3차까지의 산업혁명과는 전혀 다른 산업혁명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산업혁명들이 기업위주의 산업혁명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소비자 위주의 산업혁명입니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처음 선포한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4차산업혁명은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람의 지위가 향상되는 시대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앞으로 소품종 대량생산방식에서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으로, 대중매체광고에서 특정 타켓 고객광고로, 지식 전달에서 지식 공유의 시대로, 메모리 반도체에서 시스템 반도체로 개인 한명 한명의 특성이나 성향이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교육 패러다임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빅데이터나 생생형 인공지능 같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매시간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속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의 수업은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답을 많이 맞추는 형식의 평가방식은 지양하고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배운 내용은 완전히 학습하는 형태로 교육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4.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미래 교육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미래 교육의 핵심 키워드는 개인맞춤형 학생중심 완전학습입니다. 지금까지 교육은 한 명의 교사가 다수의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고 얼마나 많이 이해하고 기억했는가를 평가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형식의 주입식 암기위주의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인재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들을 갖추는데 도움을 주기 어렵습니다. 학생이 중심이 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개인별 수준에 맞춘 수업구성과 평가를 통해 완전히 학습하고 배운 내용을 활용해 적용하고 분석하고 평가하고 창의하는 상위 레벨의 학습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혁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5. AI와 같은 첨단기술이 교육현장에 적용되었을 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AI) 나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와 같은 첨단기술이 교육현장에 적용됐을 때 가장 큰 장점은 학생 개인별로 맞춤형 학습을 진행하는 게 가능해 진다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이나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데이터를 분석하고 아는 것도 모르는 것을 분리하는 작업을 통해 아는 것은 안 배우고(Unlearning) 모르는 것에 더욱 집중해서 배울 수 있는(Learning)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완전학습을 실현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토록 좋은 기술도 잘못 적용되었을 때에는 가장 큰 단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첫째, 학생 및 학습데이터의 보안이 취약한 경우 해킹의 타켓이 되서 우리나라 전체 학생 데이터가 악용될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리하는 메타인지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데 이를 간과한 채 교사를 배제한 채 기술만 도입하게 되면 자칫 학습의 방향성 마저 잃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습 단계별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채 인공지능이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만 교육에 적용하게 되면 개별 학생마다 맞춤형 학습과정을 제공하는데 기준점을 놓치는 오류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학습데이터를 분석하고 평가한 후 개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모든 알고리즘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통한 설계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출시된 상업용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맞게 구성해서 사용해야만 합니다.

 

6. 현재 교육제도는 학생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요?

 

1차 산업혁명이후 도입된 공교육 제도는 오늘날까지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을 학습의 주체가 아닌 평가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교사는 일방적으로 준비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받아 적고 이해하고 암기하는 수업을 진행한 후에 시험을 통해 개별 학생들에게 성적을 부여하고 끝나는 수업 형태는 이제 지양해야 합니다. 평가가 학습의 끝이 아닌, 학습의 시작점이 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주기적이고 연속적인 평가를 통해 개별 학생마다 이해하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을 파악함으로써 개인맞춤형 학습을 제공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 수준에 맞는 수업을 구성하고 각 수업에서 배워야 할 내용은 완전히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분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7. 학생들이 미래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까요?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는 정답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비판적/분석적사고, 창의력, 복합적 의사소통, 협업능력, 디지털 리터러시, 감성능력, 복합문제해결능력, 사고방식 등의 핵심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핵심역량들은 태어나면서 이미 갖고 태어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보유하고 있는 핵심역량을 유지하고 발현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 속에서는 학생들이 갖고 있던 양질의 핵심역량들을 유지하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잃어버리고 마는 실정입니다. 옆자리 친구가 하나 더 틀려야 내 내신이 올라가는 치열한 경쟁속에서 협업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 감성능력 등은 설자리를 없게 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정해진 하나의 답을 많이 맞춰야 하는 평가방식으로는 창의력이나 비판적/분석적 사고, 복합문제해결능력 등을 키우는 것이 어렵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우리가 하루빨리 교육혁신을 이뤄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의 교육 변화 없이는 내일의 미래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8. 교수님께서 연구나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 연구나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교육을 통해 각자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되고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누군가와의 비교가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삶 속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 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가 버지니아대학교에서 제 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핵심역량 측정앱을 통해 각국에서 모집된 2만명의 사람들의 역량을 분석한 결과 8대 핵심역량의 구성비율이 똑같은 경우는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는 우리 모두가 각각 얼마나 독특하고 다양하게 태어났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 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를 잇는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많은 변화 속에서 우리가 살아갈 원동력은 기술에 뒤쳐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잘하고 어떤 것들 좋아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보다 많은 분들께서 뜻을 함께하고 올바른 방향으로의 체계적인 교육혁신을 위한 길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9.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연구나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 프로젝트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학습과정 개발입니다. 지금까지의 맞춤형 학습은 수업 단계마다 발생 가능한 경우의 수를 정한 다음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학습데이터를 분석해서 다음 단계의 학습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미리 정한 경우의 수를 벗어나는 걸 허용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의 특성에 따라 교사나 프로그램 설계자가 미리 예상한 범위를 벗어날 수도 있는데 이런 상황은 오류로 규정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학습과정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미리 경우의 수를 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개별 학습과정이 새롭게 생성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개인 맞춤형 학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한편 앞으로 계획중인 연구 프로젝트는 국제기구를 통해 저개발국의 학생들에게 각자 자신의 핵심역량을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연구를 통해 수집된 학생 역량 데이터를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각국에 맞는 교육시스템 개선 방안도 제시하고자 준비중입니다.

 

             미국 제임스 메디슨 대학교(James Madison University) 교육공학 교수이자 미래교육학자 류태호

 

 

[대한민국교육신문 이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