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접시는 지금 너무 가득 차 있지 않은가
-한정식 한 상이 가르쳐 준 것-
주말, 어른들을 모시고 외식을 하러 나섰습니다.
사실 저는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아 가볍게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메뉴는 저의 마음과는 다르게 한정식으로 선택되었지요. 하나, 둘씩 상 위에 음식들이 놓이기 시작했고 이내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찌개, 고기, 생선, 잡채, 그리고 여러 가지 나물 반찬들 가짓수만 해도 스무 가지는 족히 되어 보였습니다.
하나, 둘씩 상 위에 음식들이 놓이기 시작했고 이내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찌개, 고기, 생선, 잡채, 그리고 여러 가지 나물 반찬들 가짓수만 해도 스무 가지는 족히 되어 보였습니다.
풍성한 상차림을 보며 자연스럽게 감탄이 흘러나왔습니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눈은 이미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에 사로잡혔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금씩 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 한 입, 저것 한 입 골고루 먹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씩은 맛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말이죠. 그리고 남기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에 저의 젓가락은 쉴 새 없이 상 위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탈이 났습니다. 속이 더부룩해지고, 소화가 되지 않아 저는 한동안 고생해야만 했습니다. 그제야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먹어야 된다는 것을,
과한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것을요.
즐거움이 고통으로 바뀌고 나서야 바보처럼 저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삶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것도 잘하고 싶고, 저것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그래서 더 많이 담으려 애씁니다. 그 욕심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에도 분명 ‘소화할 수 있는 양’이 있습니다. 그 한계를 무시한 채 계속 담기만 한다면, 결국 몸에 탈이 나듯, 우리의 마음도 너무 무거워지는 것은 아닐까요?
오히려 한두 가지에 집중했을 때, 그 만족감은 훨씬 깊어지는 법입니다.
‘많이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
가득 채우는 것보다, 비워내는 선택이 더 큰 여유를 준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오늘 저에게 묻습니다.
“지금 내 접시는 너무 가득 차 있지 않은가?”
그 물음에 솔직히 망설여집니다. 아직 내려놓지 못한 것들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다음 달이면 벌써 5월, 가정의 달입니다. 가족 행사도, 챙겨야 할 일도 많아지는 계절이죠.
그럴수록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이 챙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오늘 배운 것을 기억하려 합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아무리 소중한 것도,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몸도, 마음도 체하지 않게. 5월만큼은 조금 덜어내고 조금 더 깊이 느끼는 한 달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접시, 지금 어떤가요?
혹시 너무 가득 차서 정작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고 있진 않으신가요?
오늘 딱 한 가지만, 용기 있게 덜어내 보시길 바랍니다.
비운 자리에 생각보다 훨씬 따뜻한 것들이 채워질 테니까요.

정영희 작가
·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간호사
· 혈액관리본부 직무교육강사
· 2025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자문위원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