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희 작가 에세이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것도,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도 말 한마디면 충분하지 않을까? 얼마 전 남편이 새로운 식당을 알게 된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우리는 휴일 점심을 새로 알게 된 식당에서 하기로 하고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외출 준비를 한다. 아이는 기분 좋게 준비를 먼저 끝내고 엄마, 아빠의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완벽했다. 잠시 후, 나갈 채비를 마친 남편의 그 말만 없었다면 말이다. “○○는 가기 싫어?” 어쩐지 말이 퉁명스럽다. 핸드폰에 빠져 있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걸까? “아니거든.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라고 대답하는 아이의 표정이 굳어져 간다. 나를 향한 아이의 시선은 ‘내가 뭐? 나 아무 짓도 안 했는데.’라며 억울함을 담고 있다. 현관문을 나서는 아이와 아빠의 뒷모습이 편하지 않다. 남편과 잠시 떨어져 아이에게 넌지시 물어본다. “지금 기분 물어봐도 될까?” “아빠 때문에 기분이 별로야.” “그렇구나. 아빠 어떤 말 때문에 기분이 상했을까?” “나는 가기 싫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그렇게 말하니까 싫었어.”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럼 아빠가 어떻게 말하면 좋았을까?” “준비 다 했어? 맛있는 식당
- 대한민국교육신문
- 2024-05-16 0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