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생각나는 사람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이 짙어질 무렵이면,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단발머리에 다리를 절뚝거려, 걸을 때마다 온몸이 기우뚱 거리는 그녀는 소설 속 주인공‘몽실언니’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권정생 작가의 몽실언니는 어둡고 혼란스러웠던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 속 세부 내용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이 되면 그녀가 생각나는 이유는 차가운 환경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하는 겨울이 그녀와 닳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삶은 여러 면에서 기구하다. 그녀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둘이다. 가난한 떠돌이 아버지와 몽실의 다리를 절름발이로 만든 새아버지 김주사, 어머니 밀양댁과 여동생 난남이를 낳다 세상을 떠난 새어머니 북촌댁이 있었다. 그리고 배다른 동생과, 아버지가 다른 동생까지, 그녀는 책임져야 할 동생도 많았다. 전쟁의 그늘에서 많은 것을 잃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갔던 그녀의 삶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오늘날, 우리도 그녀가 살아낸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도 전쟁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으며, 그 속에서 가족을 잃거나 고향을 떠나야 하는 난민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애쓰고 있으며, 가난 속에서도 자신의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운명이 아니더라도, 현대 사회에는 가족의 부재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이 어려운 청소년과 소외된 계층이 많다. 이들의 삶은 몽실이 겪었던 상황과 유사하다.
"사람은 누구나 아프고, 힘든 일을 겪지만, 그 속에서도 사랑을 잃지 말아야 해.”
"다시 일어나 살아가야해.“
- 몽실언니 -
우리에게도 몽실언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나아가려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어쩌면, 그녀는 이야기는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모든 이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한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의 주인공이지만, 그녀는 말한다. 다시 일어나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녀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만을 살아간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나누었으며,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과 감사를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 겨울, 몽실이 생각나는 것은 그녀가 삶에서 보여주었던 용기가 지금 나에게도 필요할지 모르겠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자연의 이치처럼,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는 그녀의 메시지를 되새겨보게 된다.
우리 각자의 삶에도 몽실언니와 같은 순간이 존재할 것이다. 그 순간을 마주할 때, 우리도 그녀처럼, 함께 나아가는 길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로 공감하고,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힘을 발휘했으면 한다. 오늘날에도 몽실언니의 메시지가 다시금 필요한 이유가 아닌가 한다.
유은지 작가는
10년이상 개인의 커리어와 마음의 성장을돕는 상담사로 일하며,결국 글쓰기가 삶의 열쇠임을 알게된 뒤로 글을 쓰고있습니다. 자기다움을 추구하며 삶을 소소한 일상을 공유합니다.
[저서] 마음에 길을 묻다. 치유글약방. 성장글쓰기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