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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 (수)

대담-설동호 대전교육감 “대전에서 시작한 미래교육, 대한민국 표준이 되길”

대담을 통한 대한민국 교육계 방향을 제시하다-설동호 대전교육감 ·나동균 대한민국교육신문 사장

[대한민국교육신문 김윤환기자]

 

 

50년 넘게 대한민국 교육의 최전선에서 교단과 행정을 두루 경험한 교육계의 거장, 설동호 대전광역시교육감.
1972년 공주교대를 졸업하고 초등교사로 첫 발을 디딘 뒤, 충남대학교 영어영문학 박사, 한밭대학교 교수와 제5대 총장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설 교육감의 이름은 곧 ‘대전교육의 시간’이자 ‘미래교육 담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창의·융합교육, 미래역량 강화, IB(국제바칼로레아)와 AI를 결합한 수업 혁신, 그리고 대전교육발전특구를 통한 지역 인재 육성까지. 세 차례의 민선 대전교육감을 역임해 온 설동호 교육감은, 대전이라는 한 도시를 넘어 대한민국 교육정책의 흐름을 견인해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11월 24일 오전 10시 30분, 대전교육청 청사에서 대한민국교육신문 나동균 사장과 설동호 교육감이 마주 앉았다.

반세기 교육 인생을 통해 쌓아온 철학과, 교육격차·교권·국가균형발전·미래교육을 향한 구체적 해법을 듣기 위한 대담 자리였다. 이번 대담에서 설 교육감은 “교육은 결국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대전에서 시작된 교육 혁신을 어떻게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전략으로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다.

 

“가장 큰 보람은, 제자들이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Q. 50년 넘게 교육 현장을 지켜오신 교육계 거장으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제가 추진했던 정책이 인정받을 때도 보람이 크지만, 훨씬 큰 보람은 제자들을 만날 때입니다.

교단에 처음 섰던 1972년 초등학교 제자부터 대학교에서 가르쳤던 학생들, 지금은 교사·연구자·기업인·공직자로 성장한 제자들이 ‘선생님 덕분에 길을 찾았다’고 말해줄 때,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교육은 결국 사람을 빚는 일입니다. 제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고 또 부모가 되어 자기 자녀를 사랑으로 키우는 모습을 볼 때, ‘그래도 교직 인생을 잘 걸어왔구나’라는 확신을 얻게 됩니다. 이것이 제 교육 인생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대전교육의 키워드는 창의·미래역량… IB·AI·교육발전특구로 이어지다”

Q. ‘설동호 대전교육감’ 하면 떠오르는 대표 정책을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저를 ‘미래교육, 창의교육’을 강조하는 교육감으로 기억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 핵심 축이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 AI·디지털 기반 수업, 그리고 대전교육발전특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 튜터’와 ‘테크센터’ 구축, AI·디지털 수업 역량 연수 등을 통해 교실 수업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노벨 꿈키움 과학실’ 구축, 노벨과학동아리와 페스티벌 운영 등을 통해 과학도시 대전의 강점을 교육과 연결해 창의융합 인재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지역과 연결하는 큰 틀이 바로 ‘대전교육발전특구’입니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대학, 지역 산업과 공교육을 유기적으로 잇는 모델로, 유아부터 초·중·고, 대학, 지역 산업과 청년 정주까지 이어지는 전 생애 교육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대전이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글로컬 인재 양성과 지역 정주 여건 개선을 동시에 이루는 기반을 다져가고 있습니다.”

 

 

“교육격차 해소의 핵심은 ‘공정한 교육 기회’와 ‘지역 인프라 연계’”

Q. 국토 불균형, 지역·도농 간 교육격차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한 해법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교육격차 문제는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입니다. 저는 그 해법을 ‘공정한 교육 기회의 보장’과 ‘지역 인프라의 촘촘한 연계’에서 찾고 있습니다.

첫째, 어느 지역, 어떤 가정 환경에서 태어났는지와 상관없이 기본적인 교육 기회는 공정하게 보장돼야 합니다. 대전에서는 무상급식 단가 인상, 저소득층 교육활동지원비 확대, 3~5세 전 유·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대전아이행복프로젝트’ 등 교육복지 정책을 통해 출발선 격차를 줄이는 데 힘써왔습니다.

 

둘째, 지역의 교육·산업 인프라를 교육과 긴밀하게 연결해야 합니다. 대전교육발전특구, 지역 특화산업 연계 직업교육, 협약형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 대학·연구기관과 연계한 R&E 전공체험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정책들은 학생들이 ‘지역을 떠나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바꾸고,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다시 지역을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기반이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RISE(지자체-대학 협력 기반의 지방대 지원 체계), 산학협력, 교육발전특구와 같은 국가 정책과 연계해 지역 교육자치 역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교육이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권 회복은 곧 학생 학습권 회복… 교실을 다시 ‘신뢰의 공간’으로”

Q. 교권 침해 문제는 교육계를 넘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교권과 학습권의 관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교권은 교사의 권리이면서 동시에 학생의 학습권과 직결된 개념입니다. 교사가 안정된 환경에서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면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교권 회복은 곧 학습권 회복’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대전교육청은 교권 보호 전담기구 운영, 상담·법률 지원 강화, 생활지도 매뉴얼 개선, 교원 힐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학부모·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해, ‘교사를 믿고 수업을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교실이 다시 신뢰와 존중이 살아 있는 공간이 될 때, 학생들의 학습권도 온전히 보장될 수 있습니다.”

 

“미래 대한민국 교육, 지역 교육인프라와 국가균형발전을 잇는 플랫폼이 되어야”

Q. 대한민국 미래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가 놀랄 만한 압축 성장을 이뤄냈고, 그 뒤에는 늘 교육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더 빨리’가 아니라 ‘더 깊고, 더 넓게’ 성장해야 할 시점입니다.

미래 교육의 방향을 세 가지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창의·융합 역량과 인성을 함께 키우는 교육입니다. AI와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지식 자체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힘, 협업과 소통 능력, 타인을 공감하는 인성이 더 중요해집니다. IB, 프로젝트 수업, 진로·인문·예술교육은 이런 역량을 기르는 핵심 도구입니다.

둘째, 지역 교육인프라와 국가 전략산업을 연결하는 교육입니다. 대전교육발전특구처럼 연구기관·대학·산업체·지자체를 교육과 연결해, 학생들이 교실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배우고 성장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역에서 키운 인재가 지역에 정착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입니다.

셋째, 포용적 교육과 교육복지입니다. 저출산·고령화, 다문화·특수교육 수요 확대 등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누구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서남부 지역 특수학교 설립, 특수학급 확대, 특수교육수련체험관 개관 등은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통합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대전교육의 구체적인 노력입니다.

 

“요약하면, 미래 대한민국 교육은 지역과 함께하는 교육, 사람을 키우는 교육, 그리고 모두를 위한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교육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더 공정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라고 믿습니다.”

 

 

마무리 발언

“교육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러나 한 아이, 한 교실, 한 학교의 변화를 꾸준히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도시 전체의 교육문화가 달라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대전에서 시작한 교육혁신 모델들이 대한민국 곳곳으로 확산되어, 우리 아이들이 어느 지역에서든 꿈을 펼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대담은 교육계 원로이자 3선 교육감인 설동호 교육감이 걸어온 길을 되짚는 자리이자,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대전교육청·대전교총·대한민국교육신문 3자 거버넌스 방안 논의

한편 이날 대담 자리에서는 독서·디지털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한 ‘온·오프라인 통합 영어도서관’ 후원·매칭 사업3자간 거버넌스로 함께 추진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대한민국교육신문이 취약계층 자녀를 우선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영어원서 도서관을 기증·후원하여 취약계층 학생의 영어독서 기회를 넓히는 공익적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번 대전 사례는 향후 다른 시·도교육청과도 공유할 수 있는 협력 모델로, 지역과 언론, 교원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공교육 지원 거버넌스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교육신문은 앞으로도 각 시·도 교육청과의 심층 대담을 통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꾸준히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