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1 (수)

백상희의 마음저널

마음의 정전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마음을 정리하는 새벽의 글쓰기는 그 어떤 시간과 바꿀 수 없습니다.

 

알람의 소리

따뜻한 차 한잔

잔잔한 음악으로 시작하는 아침

손끝으로 튕기는 키보드 소리는 마음을 두드려주는 여유로움을 줍니다.사각사각 연필로 하얀 종이에 글을 썼던, 아날로그 버전이 조금씩 일상을 변화시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습니다.그런데 갑자기 모든 불이 꺼졌습니다. 충전 중이었던 스마트폰의 조명만을 가지고 두꺼비집을 향합니다.

예상치 못했던 어둠의 습격은 나만의 새벽을 모두 가져갑니다.

 

새벽의 공포를 느꼈던 날, 일상이 멈춰진 것 같았던 시간, 그날 저는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평범함이 주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말이죠.

 

수리를 마치기 전까지 음악에 마음을 맡겼던 새벽도 사라지고, 커피향도 찾을 수 없었던 시간들, 그 평온함에 금이 가게 한 이유는 단 하나, 정전이었습니다. 전기가 잠시 들어오지 않는다는 정전(停電), 하지만 만약 그 시간들이 길어지면 어떻게 될지, 나의 소중한 새벽을 다시는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밀물처럼 몰려 들어왔습니다.

 

어둠 속에서 저는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이 아니라, 오히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낯선 허락처럼 느껴졌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끄고, 어둠에 눈을 맡긴 채 앉아 있었더니,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빛이 다시 돌아왔을 때, 잠시 어둠을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정전은 불편함이었지만, 동시에 선물이기도 했으니까요.

 

당연하게 켜져 있던 불빛,

당연하게 흘러나오던 음악,

당연하게 데워지던 물 한 잔.

 

어둠은 소리 없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잃고 나서야 가졌던 것의 무게를 압니다. 새벽의 고요함도, 따뜻한 불빛도, 그리고 아무 일 없이 흘러가는 평범한 하루도. 정전이 되어서야 전기의 소중함을 알 듯, 가끔은 일상이 멈추어야 비로소 일상이 보입니다.

 

오늘도 자리에 앉습니다. 알람 소리, 따뜻한 차 한 잔, 잔잔한 음악. 그 어느 것 하나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그래서 오늘의 새벽은 어제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조금 더 감사하게 시작됩니다.

 


 

 

 

백상희 칼럼니스트

 

· 96.3 mhz sone FM 진행/ 구성작가

· 2026년 대한민국 진심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정회원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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