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의심했다. 재우쳐 물었다.
“정말, 우리나라가 노벨 문학상을 탔다고?”
“그렇다니까!”
이 대답이 돌아왔을 때의 감격이란, 하!
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감격의 전율은 계속되고,
‘노벨 문학상’이라는 글씨만 봐도 어깨가 펴진다.
사실, 진즉에 됐어야 하는 일이었다. 그동안 노벨 문학상에서 번번이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었기에 노벨 문학상이 우리에게 돌아왔다는 팩트(fact)에 충만히 기쁘고 신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계절도 ‘가을’인데, ‘문학상’ 소식까지, 이런 금상첨화가 만들어지니 올가을은 더더욱, 책 읽기에 우리를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다.
여기저기에서 ‘노벨 문학상’, ‘노벨문학상’이라는 표기가 쏟아져 나와서 이 표기를 매일매일 대하게 되니, 음... 띄어쓰기가 다르네? 하는 생각에도 이르게 되는 모양이다.
‘노벨 문학상, 노벨문학상’ 중에서 띄어쓰기로는 뭐가 맞느냐는 질문을 해 온다.
답부터 말하자면, 둘 다 맞는다. 띄어쓰기에는 원칙과 허용이 있다. 원칙은 ‘각 단어를 띄어 적음’이고, 허용은 ‘붙여 적을 수 있음’이다. 허용 띄어쓰기 범위는 한정되어 있는데, 허용 띄어쓰기가 활발히 적용되는 데가 ‘고유 명사’와 ‘전문 용어’이다. 학교나 기관 이름 같은 고유 명사나 각 분야 전문 용어들이 띄어쓰기 없이 다 붙어 쓰여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노벨 문학상’은 아래 사전(국립국어원 누리집 사전-우리말샘) 정보에서 분류해 놓은 대로 ‘문학 전문 용어’에 해당한다.
노벨^문학상 『문학』 1896년에 스웨덴의 화학자 노벨의 유언에 따라 문학 분야에 가장 구체적으로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 주는 상.
그래서 각 단어인 ‘노벨’과 ‘문학상’을 띄어 ‘노벨 문학상’으로 띄어 적는 것이 원칙이고,
‘노벨문학상’으로 붙여 적을 수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도움말을 주자면, 사전 표제어에 쓰인 ^ 기호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 적을 수도 있는 고유 명사나 전문 용어임을 나타낸다. 그러니까 사전을 찾아보았는데 표제어에 ^ 기호가 있다면 띄어 쓸 수도 있고 붙여 쓸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러니 띄든 붙이든 한 가지를 정하여 일관되게 띄어쓰기하면 된다.
상을 받은 작가의 이름과 작품명이 온 세계에 ‘한글’로 분명히 쓰여 퍼져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감개무량하고, ‘노벨 문학상’ 띄어쓰기에까지도 관심을 두고 제대로 쓰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 이런 선순환(善循環)을 가져온 이 가을의 기쁜 소식에 다시 한번 감사하며, 우리나라에 이런 일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품어 본다.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