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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2 (일)

공투맘의 제2의 인생극장

쓸쓸한 은퇴가 아닌 새로운 시작


나는 평소에는 메일을 잘 열어보지 않는 사람이다. 알람이 오면 의식적으로 확인하는 문자에 이미 익숙해서인지, 나에게 아무런 표시를 해주지 않는 메일에는 다소 소홀한 듯하다. 그런데 오늘은 새벽부터 이유 없이 메일을 확인하고픈 마음이 들었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할 만큼의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내가 애정을 쏟아온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서비스 종료 소식이었다.

 

2022년에 우연히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알게 되어 나는 채널을 개설했다. 사람들을 직접 마주하는 일에 특히 어려움이 있었던 나에게, 음성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러나 오디오클립을 만들려면 대뵨이 필요했지만, 그 당시 글쓰기가 부족했던 탓에 오래 이어가지 못하고 나의 작업은 결국 멈추고야 말았다.

 

2024년 여름부터는 새벽 기상을 함께하는 분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매일 2~3분 분량의 짧은 동기부여 메시지를 전달하며, 마치 라디오 DJ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오디오 클립은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생각지도 못했던 채널 종료 메일을 갑작스레 받게 된 것이다.

 

순간 허탈감이 밀려왔지만,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마침 구독자가 늘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채널을 유튜브로 옮길까 생각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였다면 다른 채널로 옮길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실망과 허무함으로 동기부여 라디오를 쓸쓸히 마무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기 계발을 통해 의식이 많이 변화된 지금의 나는 예전과 다르다. 이 라디오는 단지 다른 사람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도 큰 위안이 되었기에 어떤 방법을 찾아서라도 이어 나가고 싶었다.

 

새벽에 내가 열어보았던 메일은 더 이상 나를 우울하게 만들지 않았다.

 

“이제 작은 물에서 놀지 말고, 더 큰 물에서 맘껏 능력을 펼쳐봐!”

 

나에게 목청껏 외치는 울림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했다. 세상은 변하고, 나는 그 변화에 맞춰야 한다. 단단하고 꼿꼿해서 바람에 잘 견딜 것 같은 나무는 힘에 부치는 데까지 견디다가 결국은 부러지고 만다. 반면, 밟으면 힘없이 쓰러지는 갈대는 바람에 정신없이 흔들리기는 하지만 뿌리째 뽑히는 일은 없다. 나무처럼 꺾이지 않고 갈대처럼 유연하게 흔들리며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요즘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은 내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다.

계획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할 것 같다.

융통성이 없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한 번쯤 들었던 말들이다. 어느 것 하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변명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저런 꼿꼿함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하고 싶었던 일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 주지 않는다. 세상이 변했는데 나는 아니라고 소리쳐봐도 소용이 없다. 목적성만 같다면 살짝 방향을 틀어서 가 보는 것도 괜찮다. 버티다가 부러지는 것보다는 부러지기 전에 꺾여진 방향으로 한번 바꿔봐도 좋다.

 

삶에는 원하지 않는 변화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 그때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멈춰 서서 아쉬움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보여지는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인지 말이다.

 

나는 오디오클립의 종료 소식 덕분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용기를 얻은 사람이 되었다. 혹시나 지금 예상치 못한 변화 앞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목적이 같다면 길은 언제든 새롭게 열리는 법이니까 말이다.

 

 


 

 

박춘이 작가

 

◆ 약력

· 공투맘의 북랜드 온라인 커뮤니티 대표

· 행복학교 자문위원

· 작가

· 온라인 리더 전문 교육 강사

· 2025 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