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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금)

리키마루 사치코의 행복씨앗

글쓰기와 진주

주오대학교 교수 [리키마루 사치코]

 

6월. 아름다운 계절이다. 산책을 할 때에도 나무의 푸르름, 형형색색의 꽃들이 눈에 띈다. 자연이 빚어내는 다양한 색의 하모니에 인간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느낀다. 그런 속에서 나는 나만의 사색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매일 소설의 일부를 읽고 그곳에서 생각한 내용을 자유롭게 글로 표현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다. 문학 작품을 읽고 그 구절을 바탕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현재 글쓰기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높다. 누구나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될까?

 

진주는 조개 몸속에 이물질과 조개 성분을 분비하는 외투막이 혼입되어 형성된다. 외투막이 이물질을 덮고 그것이 진주 주머니가 되어 칼슘 결정과 단백질이 번갈아 쌓여 진주층을 형성한 것이 진주가 된다고 한다.

 

 

양식의 경우 먼저 조개 안에 핵을 넣는 작업을 한다. 이는 조개에게는 대규모 수술이기 때문에 이 작업을 받은 조개는 심하게 약해진다.

 

따라서 한동안 양생을 시킨 후 본격적인 양식 과정이 진행된다.

 

그 후 진주가 자랄 때까지 3, 4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그 동안 조개를 그냥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대로 두면 해조류가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조개 청소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3, 4년 후 진주를 채취하게 되는데, 조개를 뜯어보기 전까지는 아름다운 진주로 완성되었는지 알 수 없고, 중간에 망가지는 조개도 있다고 한다.

 

 

글쓰기는 진주 양식과 비슷하다.

 

먼저 진주를 양식하는 과정처럼 글쓰기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후 진주가 조개 속에서 생성되듯이 지속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 어느 정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된다고 말할 만한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시간도 걸린다. 또한 그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멘토 같은 존재도 필요하다. 자신이라는 조개를 청소하고 돌봐주는 존재이다.

 

마지막으로 진주를 채취 단계이다. 좋은 진주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도 글쓰기와 어딘가 닮은, 슬픈 면이 있다.

 

 

하지만 진주 양식업자들은 좋은 진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해서 양식작업 자체를 그만두지는 않는다. 조개 청소 등 기본적인 관리를 다시 점검하고,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과 대화하고 그 내용을 글로 옮기는 고독한 작업이다. 그곳에는 실천과 개선이라는 고독한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글쓰기를 조금 더 긴 과정으로 보면, 그것은 언제나 완전히 혼자서만 하는 작업이 아니다. 자신이라는 조개를 청소하고 더 나은 방법을 택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존재도 필요하다.

 

 

풀과 나무의 초록에 형형색색의 꽃을 배치하는 6월의 자연은 화가와 같다.

 

초록만으로도 물론 아름답지만, 꽃의 색으로 초록이 더욱 돋보이고, 반대로 주변의 초록이 있기에 꽃의 색이 더욱 빛나 보인다.

 

글쓰기도 자신을 다듬어주는 사람의 존재가 있을 때 자신이 더 빛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