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지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도 저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서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가볍게 들고 다니려 애씁니다. 불필요한 것은 덜어내고, 꼭 필요한 것만 넣고 다닙니다. 그야말로 핸드폰만 겨우 들어가는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가방은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 체구에 들고 있는 가방이 무거워 보이는지 사람들은 종종 제게 묻습니다.
“가방이 왜 이리 무거워요? 안에 뭐가 들어있어요?”
사실 가방 안에 특별한 건 없습니다.
책 한두 권, 다이어리, 그리고 화장품 파우치가 전부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그렇게까지 들고 다닐 필요가 있어요?”
맞는 말입니다.
굳이 매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집에 두고 필요할 때만 펼쳐 봐도 되지요.
때로는 가방에서 꺼내지 못하는 때도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저는 두고 다니고 싶지 않습니다.
그 무게감에는
조금씩이라도 지금보다는 나아지고 싶은 조용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가방 안에 있는 책들은 저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듭니다.
자투리 시간에 책을 꺼내어 보는 저를 바라보면 흐뭇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어책도 함께 들어있습니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고 듣는다면 언젠가는 영어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지요.
다이어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고 잊지 못할 순간의 감정도 적어보며 하루를 좀 더 소중하게 보내기 위함입니다.
가볍게 살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덜 노력하고, 조금 덜 애쓰고,
현재 생활에 안주하며 편하게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가벼워지고 싶지 않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탁월함이란 ‘단 한 번의 결단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행위가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라 했습니다.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매일 올리는 이 사소한 습관이, 제가 선택한 탁월함을 향한 잰걸음인 셈입니다.
편안함은 오늘을 쉽게 만들어 주지만, 무게는 내일의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니 저는 오늘도 기꺼이 이 무게를 선택하려 합니다.

정영희 작가
·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간호사
· 혈액관리본부 직무교육강사
· 2025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자문위원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