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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금)

유은지 작가 에세이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얼음이 가득 담긴 자몽에이드 한 잔을 마시며, 큰 창 너머 파란 바다를 바라본다.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바다와 하늘 덕분인지, 방금 목 넘김을 한 얼음 때문인지 더운 열기가 사라지는 듯하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파란 풍경에서 잠시의 여유를 찾는다.

 

 

그 사이 물길을 가르며 제트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커피숍 아래 선착장으로 들어선다. 여러 번 제트스키에 올라타본 듯 자연스러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은 미흡한 실력에 코칭을 받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연신 웃으며, 바다 위에 떠있는 제트스키를 다루며 각자의 방식으로 즐긴다. 그 광경을 바라보다 그런 생각이 스쳤다.

 

‘시원하겠다... 재미있나 보네. 왜 나는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을까.’

 

 

 

물을 좋아하지만, 물을 무서워하는 이중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이어서인지, 용기가 없어서였는지, 삶에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카테고리의 장면을 마주하고 있으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에는 물이 무서워 수영을 배우는 것을 주저했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배우지 못했다. 이제는 물에 들어간다는 것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 되어, 바다든 계곡이든 발만 담그는 정도에서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 점이 나쁘다는 것보다는 삶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는데, 너무 겁을 먹었었나.” 하며, 친구에게 묻는다.

“지금이라도 하면 돼.” 하는 친구의 말에 뜨끔하며, 손에 들고 있던 자몽에이드를 다시금 마신다.

 

“그래. 하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네.” 속마음을 내뱉으며 얼음을 연거푸 깨어댄다.

 

하늘에는 바다를 가로질러 갈매기 두 마리가 날아올랐다. 두 날개를 수평으로 펴고 날아가는 갈매기를 보고 있으니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생각났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며, 비행술을 익혔던 조나단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다. 자유와 자아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조나단은 마침내 한계의 속도를 넘어 삶에서 위대한 순간을 만나게 된다.

 

바다를 가로질러 하늘로 날아오르는 갈매기를 보고 조나단이 생각난 것은 한계를 극복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 자에 대한 부러움이지 않았을까.

 

알고 있다. 시도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며 살 수는 없지만, 여러 핑계를 대며 하지 않았던 것들을 조금씩 시도해 보면 어떨까.

친구의 말처럼, 그냥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중심 잡기 등 기본기를 배우던 사람들은 이제 그럴듯한 자세로 제트스키를 즐기며 타고 있다. 그들은 바다 위에서 자유와 성취감을 시원하게 느끼게 되지 않을까.

 

처음엔 긴장감과 두려움이 있었겠지만, 이제는 삶의 페이지에 새로움을 더한 이들을 보며 덩달아 웃게 된다.

 

‘나도 저런 순간을 만나고 싶다.’

 


유은지 작가는

10년이상 개인의 커리어와 마음의 성장을돕는 상담사로 일하며,결국 글쓰기가 삶의 열쇠임을 알게된 뒤로 글을 쓰고있습니다. 자기다움을 추구하며 삶을 소소한 일상을 공유합니다.

 

[저서] 마음에 길을 묻다. 치유글약방. 성장글쓰기

 

[대한민국교육신문]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