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PLAN 75”를 보았다. 75세 이상의 성인이 스스로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 시행된 가까운 미래 일본을 무대로 자기 삶의 행방에 고민하는 고령자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뉴욕의 미술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하야카와 치에 감독은 2008년 일본으로 귀국했다. 당시 일본에 자기 책임론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풍조가 해마다 심해져 살기 힘들다고 느끼던 차에 2016년 일본 사가미하라에 있던 장애인 시설에서 간호하던 남성이 시설 안에 서 살고 있던 장애인들을 죽인 사건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사회에 만연한 비관용적 분위기에 대한 분노'가 창작의 동기가 되었다고 하며, '가치 있는 생명'과 '가치 없는 생명'이라는 구별으로 인해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사회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영화로 물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75세 이상의 노인이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는 설정이다. 이런 일은 영화의 세계이기 때문에 허용되는 것이지, 아무리 초고령화 사회가 되었다고 해도 실제로는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월말이면 커피 쿠폰 도착을 알리는 문자가 온다. 유일하게 참여하는 ‘매일 독서 30분’ 챌린지에서 매달 완주자에게 선물로 지급하는 것이다. 책 읽기 습관을 들여볼 생각으로 월 회비 5천 원에 자발적으로 참여를 했다. 덕분에 매일 30분이라도 거르지 않고 책을 읽는다. 그것만으로도 나에겐 충분한데, 선물까지 받으니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은 뿌듯함을 매달 느낀다. 이런 선물이라면 누구든 받고 싶지 않을까? 요즘은 감사한 마음, 축하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이 다양하기도 하지만 가장 획기적인 건 속도가 아닐까 한다. 몇 번의 손놀림으로 어느새 누군가에게 쿠폰이라는 형태로 선물이 도착해 있는 그런 세상에 우리가 살게 될 줄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가끔 소포 상자를 들고 우체국을 드나들던 아날로그 시대의 정성이 그리울 때가 있다. 내가 선물과 편지지를 고르는 시간을 즐기던 시절이 까마득한 옛날이야기가 된 듯하다. 벌써 3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으려나.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종이 신문이 보편적이던 시절. 결혼을 앞둔 지인에게 어느 해 보다 의미 있는 생일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지금 생각해도 엉뚱한 선물
타닥타닥, 우산으로 떨어지는 비가 소리를 낸다. 버스를 타려다 좀 걸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걸었는데, 이게 웬걸 비가 내렸다. 일기예보의 비 소식을 접해서인지 주변 사람들 모두 나처럼 우산을 준비해 온 것 같다. 지나치는 사람들 중에는 비가 오는 것이 싫은지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아우. 왜 이렇게 비는 많이 오는지.” 중얼거리는 사람의 혼잣말을 듣고 있자니 나의 마음이 스친다. ‘나는 어떻지?’ 갑자기 쏟아지는 비 때문에 바지 끝이 모두 젖어 번거로운 상황이 되었지만,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 덕분에 개운함이 밀려오는 것이 나의 진심이었다. 일상에서 종종 이런 일들이 있다.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지면 계속적으로 불편하게 보이는 사각의 프레임 같은 일들 말이다. 프레임은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의 틀을 말한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건의 해석은 달라지지만 한 번 인식되거나 각인된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일부러라도 부정적으로 흘러가려는 생각의 틀을 바꾸어줄 필요성이 있다. 상황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모든 것이 나쁘게 느껴질 때,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다. 오늘 내린 비에
'어떤 방패도 뚫는 창'과 '어떤 방패도 막는 방패'를 팔던 초나라 손님이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묻자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비자"에 나오는 고사이며 모순(矛盾)이라는 말의 유래다. 만약 창이 방패를 관통한다면 '어떤 창도 막는 방패'는 잘못된 것이다. 만약 뚫을 수 없다면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방패'는 거짓이다. 따라서 어느 쪽을 긍정해도 상인은 통일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갑자기 모순의 어원 이야기를 한 이유는 요즘 자기계발과 행복, 마인드풀니스에 관한 책을 읽으며 이렇게 모순이 될지 고민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자기계발에 관한 책도 많이 출판되고 있다. 그 안에 공통적으로 쓰인 내용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 목표를 실천할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은 크면 클수록 좋다고도 한다. 한편,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라는 개념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의 사건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현재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날. 서로 다른 지역에 살다 보니, 점심 한 끼 하기도 쉽지 않은 친구와 급하게 약속이 잡혔다. 지나가는 길에 잠시 시간을 낸 것이라 만나기 바쁘게 식당으로 향한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낮술을 부른다. 가볍게 막걸리 한 잔씩을 앞에 두고 두런두런 얘기 중 친구가 지나가듯 하는 말이다. “그래도 우리 잘살아온 거 같지?” “그럼, 너도, 나도 잘살았지. 훌륭해!” 막걸리가 넘칠 듯 찰랑거리는 잔이 유쾌하게 부딪치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어쩐지 들떠 보인다. “우리 잘살았다.”라는 한 마디가 주는 여운은 길었다. 살아온 지난 시간을 온전히 인정받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살다 보면 겪게 되는 수많은 일을 “왜 내게만?”, “왜 지금?”이란 말로 부정하고 저항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살면서 현재 겪는 일들은 좋은 일과 나쁜 일로 단정 지을 수 없음을 이제는 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란 고사성어가 얘기해주듯이, 지금은 나쁜 일인듯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 일이 오히려 계기가 되어 새로운 기회가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삶이 내게 주는 교훈을 깨닫는 그때부터 나는 사정없이 흔들릴지라도 뿌리째 뽑히지는 않는다. 당신은 잘살았다고 말할 수
출근길, 앞서 길을 걷던 한 중년 여성이 발걸음을 멈추고 길 옆 화단을 유심히 바라본다. 잠시 뒤 허리를 굽혀 무엇인가를 찾는 듯 더 유심히 화단을 살펴보고 있다. 그러다 이제는 주저앉아 초록빛 풀 사이로 손을 넣어 이리저리 흔든다. 풀 사이로 몇 번의 반복된 행동을 하다가 아쉬운 듯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길을 걷는다. 며칠 전, 한 중년 남성도 허리를 굽혀 무엇인가를 유심히 바라보았는데, 오늘도 비슷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궁금해졌다. ‘대체, 화단에 뭐가 있어 저렇게 유심히 보는 걸까?’ 여성이 있던 자리에 나도 멈춰 서서 화단을 바라본다. ‘아. 이거였구나!’ 한 번쯤 사람들을 멈추게 했던 그곳에는 수많은 세잎클로버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토끼풀이라고 불리는 클로버는 초록빛 잎 사이로 하얀 꽃이 함께 피어 있었다. 아마도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던 사람들은 행운의 상징인 네잎클로버를 찾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한다. 어린 시절, 수많은 클로버들 사이에서 네잎클로버를 찾으려고 한참이나 헤맸던 적이 있었다. 오랜 시간을 찾아도 보이지 않던 것이 아주 우연하게 눈에 띄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순간의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세잎클로버는 행복을, 네잎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 “여러분들은 하루에 얼마나 많이 미소를 짓나요? 아무리 기뻐도 웃을 수 없고, 슬퍼도 울 수 없다면 평생 감정을 드러낼 수 없이살아야 한다면? 그리고 그렇게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리고 그런 사람이 있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병이 존재한다. 바로 ‘뫼비우스 증후군’이다. 선천적으로 안면 근육이 마비되어 아무런 표정을 짓지 못한다. 웃기는 개그프로를 보거나 슬픈 영화를 보더라도 마음껏 표정을 짓지 못한다. 얼마나 마음이 답답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껏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사람의 감정을 나타내는 표정, 이왕이면 부정적인 표정이 아닌 긍정의 표정을 맘껏 표현하며 살아보자. 안면 피드백 이론에 의하면 '우리의 뇌는 표정에 근거해서 그 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데 일부로라도 밝은 표정을 지으면 뇌는 그 상황을 즐겁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웃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 웃을 때 움직여지는 얼굴의 근육들이 뇌에 '웃음'의 신호를 보내면서 뇌는 즐거운 일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엔돌핀(endorphin)을 분비한다고 한다. 그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는
첫인상이 끝인상이다. 첫인상은 두번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사람의 기억은 처음과 끝이 가장 기억에 잘 남으며, 그 중에서도 처음이 더 오래 기억된다고 한다. 그래서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첫인상도 반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첫인상에서 받은 인상을 바꾸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나 노력이 필요하기에 그만큼 첫인상은 중요하다. 첫인상은 나에 대해 입력된 첫 정보이다. 그리고 처음에 입력된 정보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는 직장인 454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과 첫인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직장생활에서 거래처나 동료 사이의 첫인상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93%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대인관계에서 첫인상이 계속 유지되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59%(268명)가 ‘유지되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결국 상대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게 되면 궁극적으로 대인관계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쉬(Solomon Asch)는 첫인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먼저 피실험자들을 A, B 두 집단으로 나눈 후, 한 인물의 성격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자존감과 자신감의 옷을 입자. 많은 사람들은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혹은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거절 당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것은 과거로부터 상처받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자존감(self-esteem)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말한다. 자신을 존중한다는 것은 자신의 집안, 외모, 성격, 학벌 등에 대해서 비판하거나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를 존중하고 아껴주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누구나 태어날 때 완벽한 자존감을 갖고 나오지만, 과거의 불행했던 사건들을 통해 자존감이 훼손될 수 있다. 낮아진 자존감은 인생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자존감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자존감이 낮으면 자신이 하찮게 여겨지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전전긍긍해 하며 성취한 것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항상 좀 더 노력해야 하며 자신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에 당당히 대처하지 못하며 급기야 인생을 즐기는 능력마저 상실하게 된다. 보통 자신감과 자존감이 비슷한 말인 것 같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자신감(self-confidence)은 어떠한 행동을 함에 있어서 할 수 있다는 마음 상
93년 강남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촌, 단정히 빗어 넘긴 머리에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30대후반의 남자가 좌판을 펼쳤다. “사모님, 방금 나온 가래떡 좀 사시죠!” 주부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하나 둘 모여 들었다. 양복차림의 말 잘하는 젊은 남자가 떡을 판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을 타고 전해졌다. 그는 장사 6개월 만에 2천만 원의 사업 밑천을 마련하였다. 가래떡을 팔던 그는 바로 20 개가 넘는 지점을 가지고 있는 민들레영토 지승룡 사장이다. 가래떡 좌판으로 6개월만에 2천만원을 벌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만의 판매 전략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생각했을 때 만약 그가 허름한 옷을 걸치고 장사를 했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또 말투가 어눌했다면 어떠했을까? 다른 지역이 아닌 강남의 압구정 주부들이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만의 차별화 된 전략으로 다가간 것이다. 지승룡 사장은 상품을 디자인 하듯 자신도 디자인하여 결국 성공한 것이다. 1960년 9월 26일. 미국 시카고 CBS 스튜디오에서 최초의 미 대선 후보 닉슨과 케네디 후보의 TV 토론회가 열렸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닉슨이 승리할거라 예측했다. 그는 8년간 부통령 후보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