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고요를 깨던 노트북의 키보드 소리가 처음과 다르게 점점 작아지더니 기어코 손이 멈춘다. 처음 시작할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글이 전개되고 있어서이다. 어쩌면 두 개의 글로 분리해서 쓴다면 훨씬 매끄럽고 부드러운 글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글을 나누고, 각각의 글에 살을 붙이고, 모양을 내자 꽤 괜찮은 글로 완성된다. “언제 이렇게 글을 보는 눈과 써내는 힘이 생겼지?”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무언가 보이지 않는 변화가 일어났음을 직감한다. 한동안 필요한 글만 썼던 시기가 있었다.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었던 것도 이유였겠지만 언제든 내가 원하는 글 정도는 거뜬하게 쓸 수 있겠지라는 자만심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글이 주는 느낌이 전체적으로 매끄럽지 않고 거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자신은 속일 수가 없는 일이다. 글 앞에서 머뭇거리기 시작했고 글 쓰는 일이 만만하지가 않고 불편했다. 그 마음을 깨달은 날부터 나는 마음에 드는 글 한 편을 쓰기 위한 보이지 않는 일을 시작했다. 마치 도도하고 우아해 보이는 백조가 물밑에서 부지런히 발을 동동거리는 것처럼. 나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6월. 아름다운 계절이다. 산책을 할 때에도 나무의 푸르름, 형형색색의 꽃들이 눈에 띈다. 자연이 빚어내는 다양한 색의 하모니에 인간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느낀다. 그런 속에서 나는 나만의 사색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매일 소설의 일부를 읽고 그곳에서 생각한 내용을 자유롭게 글로 표현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다. 문학 작품을 읽고 그 구절을 바탕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현재 글쓰기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높다. 누구나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될까? 진주는 조개 몸속에 이물질과 조개 성분을 분비하는 외투막이 혼입되어 형성된다. 외투막이 이물질을 덮고 그것이 진주 주머니가 되어 칼슘 결정과 단백질이 번갈아 쌓여 진주층을 형성한 것이 진주가 된다고 한다. 양식의 경우 먼저 조개 안에 핵을 넣는 작업을 한다. 이는 조개에게는 대규모 수술이기 때문에 이 작업을 받은 조개는 심하게 약해진다. 따라서 한동안 양생을 시킨 후 본격적인 양식 과정이 진행된다. 그 후 진주가 자랄 때까지 3, 4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그 동안 조개를 그냥 방치하는 것은
“나도 언니처럼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얼마 전 신문에 연재된 내 글을 읽은 지인이 보낸 문자이다. 언젠가 통화를 할 때도 글쓰기에 관심을 보이길래, “뭐라도 좋으니까 일단 써. 가장 접근하기 좋은 게 블로그인 것 같아. 닉네임으로 통하니까 네가 누군지도 몰라. 일기도 좋고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면 점점 글쓰기가 익숙해질 거야. 편하게 접근해 보자.”라고 말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지인은 여전히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나의 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글쓰기는 무조건 쓰는 수밖에 없어. 매일 딱 한 줄이라도. 일단 시작해 봐. 그럼 고민의 내용도 달라질 거야.” 정말 이번엔 지인이 시작할 수 있을까? 일단 시작을 해야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잘하는지 알 수 있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세상 대부분의 일에 해당이 되는 말이라 생각한다. 저질러봐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방향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나는 호기롭게 시작하고 중도 포기한 것들이 많다. 주변에선 내가 시작은 잘하는데 끝이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남편과 어쩌다 자격증을 따겠다며 들인 시간과 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조용히 입 다물